한계령에서 미시령까지의 공룡능선을 통과하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내륙쪽이 내설악, 바다쪽이 외설악이 되며,
남설악은 한계령 남쪽인 등선대, 흘림골과 주전골, 점봉산 등이 속하며, 미시령 북쪽은 금강산에 속한다.
오늘 산행 예정지 귀때기청봉은 내설악에 속하며, 오늘 다녀온 금강굴은 외설악에 속한다.
오늘은 원래
커다란 바위들이 수북하게 쌓인 서북 능선의 귀때기청봉을 가기로 했는데 단풍 계절이라 어제 갑자기 코스를 바꾼다며 연락이 왔다.
귀때기청봉이라면 돌길이 위험해 안가겠다던 친구가 대청봉 코스로 바뀌었다고 하니 오랜만에 참석했다.
2년 전엔 그 친구와 2진으로 울산바위를 올랐었고, 지난해 가을엔 오색에서 대청봉 정상을 올라 천불동계곡을 거쳐 설악동으로 8시간을 걸었다.
한계령을 넘어 오색으로 내려가는 차창 유리엔 물감을 덧칠해 그린 유화를 그려 놓은 듯, 양쪽으로 예술 감상하기 바쁘다.
한계령에서 오색까지 구불구불 내려가는 길은 차창을 통해 양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흡족한 구간이다.
오색쪽에서 한계령으로 힘들게 오르는 버스, 한계령엔 이미 단풍 행락객 차들로 꽉 들어차 있는 상태다.
남설악의 기암들.
차가 방향을 바꾸며 구불구불 내려가는 위험한 길이긴 하지만, 한 쪽에 앉아있어도 양 옆은 물론,
아래로 뱀같이 구불대는 길도, 뒷쪽의 한계령을 지나 내려온 길도, 전후 좌우의 멋진 모습을 다 볼 수 있어 재미있기도 하다.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남설악의 절경을 보니 점봉산이 가고 싶어진다. 어느 한 지역엘 가면 근처의 산이 또 가고 싶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일까?
오색 도착, 차에서 내려 인증 남긴 후 1진은 산행 시작.
오색 탐방소에서.
산행 시간 8시간 예정으로 참석인원 30명 중 1/3 만 1진으로 오색에서 산행 시작하여 대청봉 오른 후 천불동 계곡 거쳐 설악동으로 하산.
2진으로 산행할 사람들은 버스에 다시 오른다. 설악산은 여러번 다녔고, 대청봉 정상은 1년 전에 다녀왔다.
이번에도 지난해 가을과 같은 8시간 코스라 2진을 택했다.
한계령 넘어오며 덕지덕지 덧칠한 유화의 산 그림을 보았다면
7번 국도 달리며 이번엔 투명한 수채화의 바다 그림을 만난다.
가슴 속까지 시원해 지는 동해의 푸른 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잔잔한 수면이 맞닿아 있어 더 광활하게 느껴진다.
설악동 소공원 입구, 전에 못보던 단청도 아름다운 대형문이 기둥을 세 개씩이나 거느리고 서있다.
2진으로 버스에 남았던 사람들 모두 차에서 내려 삼삼오오 울산바위로, 비선대로, 천불동으로 모두 뿔뿔히 흩어진다.
소공원에서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 갔다가 내려와 물치항으로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소공원에서 권금성으로 오르 내리는 케이블카가 보이긴 하는데 방송이 들린다.
오늘은 강풍으로 케이블카 운행을 못한다고 한다.
일부러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 다녀와 물치항으로 가 회 먹겠다고 관광삼아 참석한 몇 사람이 있는데 이를 어쩌나...
신흥사 일주문을 거쳐 비선대 쪽으로 향한다.
금강교에서 보이는 백두대간 마루금, 출입이 금지된 구간이라 내게는 다시는 가 볼 수 없는 곳이니 눈요기나 해야 할 판.
권금성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줌인~ 오르는 사람은 없고 권금성에 있는 사람들만 타고 내려오게 생겼다.
설원교에서 보이는 저항령. 저항령을 중심으로 좌측은 마등령으로, 우측으로는 황철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천연 보호구역으로 출입이 금지된 구간이라 몰래 산행하느라 별 쏟아지는 캄캄한 한 밤중 미시령에서 출발하여 밤새도록
활철봉의 너덜 바위 덩이를 네 발로 기어 올라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고, 네 발로 기어 내려와 딛었던 저항령. 다시 날카로운 바위
높은 봉우리를 올라 사방으로 시원스레 보이는 설악의 멋진 조망 감상하고, 마등령 거쳐 백담사까지 11시간을 걸었던 생각이 난다.
2006년 가을의 일이니 강산이 변할 법도 한데 고생을 많이 한 구간이라 머릿속에 기억이 뚜렷이 남아 있다.
숲으로 들어섰는데도 바람이 세다. 바람 한 번 몰아칠 때마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단풍 들기도 전에 다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다.
대청봉을 향해 걷는 1진 일행들은 얼마나 더 센 바람과 싸우고 있을까?
비선대(날 바飛 신선 선仙 돈대 대臺), 8년 전엔 저 글씨 옆에 앉아 사진도 찍었었는데 그 후로는 문이 생겨 마음대로 드나들 수가 없다.
넓은 암반 하나로 이루어져있으며 물이 흘러내리다 고여 있는 곳도 있다.
비선대의 절경, 좌측부터 금강굴을 지닌 장군봉(미륵봉), 형제봉, 선녀봉.
바람에 카메라 쥔 손도 흔들리고 모자가 날려 사진 찍기도, 찍히기도 힘들다.
사진 윗쪽 나뭇잎이 바람의 세기를 알려준다.
비선대에서 좌측 골짜기로 가면 천불동 계곡으로 희운각 대피소와 소청을 거쳐 대청봉으로 갈 수 있고,
우측 돌계단을 오르면 금강굴을 만나고 더 가면 마등령, 마등령에서 좌측 희운각 쪽으로의 능선이 공룡능선,
마등령에서 우측으로 가면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갈 수 있다.
금강굴은 7년 전(2008.07.01), 백담사에서 오세암, 마등령을 거쳐 설악동으로 하산하는 8시간 코스가 길어 2진으로 금강굴을 찾았었다.
비선대까지는 완만하게 걸을 수 있지만, 비선대를 지나 마등령 가는 길은 가파른 돌계단으로 되어 있다.
비선대에서 금강굴 오르는 돌계단은 가파르기로 이름난 곳, 사진 찍어가며 쉬엄쉬엄 오르며 2진의 여유로윰을 즐긴다.
가을빛으로 물든 설악의 단풍.
장군봉 중턱에 보이는 금강굴.
금강굴 오르다 볕 잘들고 바람 막힌 바위 아래 앉아 점심 식사.
점심 식사 나누며 양쪽 바위 사이로 바라본 공룡능선,
가파른 돌계단 오르막에 앞에서 왁자지껄 시끄럽던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 밥 먹는 동안 금강굴을 다녀오며 내려 딛고 있다.
금강굴 오르는 철계단.
철계단은 이 계단 말고도 가파른 돌계단을 지나 위 금강굴 앞에도 또 있다.
천불동 계곡과 비선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바위. 뒷배경은 권금성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화채 능선이다.
바위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화채 능선과 천불동 계곡.
비선대 다리를 위에서 줌인~~
싱싱하고 멋지게 생긴 금강송이 천불동을 굽어보며 서있다.
설악동 계곡 뒤쪽으로 서있는 외설악의 달마봉이 살며시 고개 내밀고 오랜만이라고 인사한다.
날카로운 바위들로 능선을 장식한 공룡능선은 설악산의 등뼈로 내설악과 외설악을 구분 짓는다.
내설악엔 용의 이빨을 가진 웅장하며 아름답고도 위험한 용아장성릉이 있다.
금강굴을 오르내리는 계단.
바위 중턱에 자리잡은 금강굴.
금강굴 오르다 말고 내려다본 천불동 계곡.
위사진 우측으로 아래 사진 모습이 이어진다. (위 아래 사진은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계곡은 가물어서 물이 별로 없다. 요즘 중부지방이 특히 더 가문다고는 하나 이곳도 마찬가지 같다.
금강굴, 전에는 편하게 드나들었는데 요즘은 신을 벗어야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있고, 스님 한 분이 입구에 지키고 앉아계시다.
동굴에서 내다보며 찍은 모습.
바위벽에 홈을 만들어 흘러 내리는 물을 받아 마시기도 한다.
글강굴 가장 높은 곳에서 조망되는 천불동 계곡과 화채능선.
금강굴을 내려 딛으며 천불동 계곡을 배경으로.
금강굴을 올랐다 내려와 마등령 방향으로 좀더 가렸더니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던지,
좁고 가파른 돌계단에 몸이 휘청거리니 공룡능선 타고 내려오는 산객들이 위험하다며 올라가지 말라고 말린다.
단풍 사진만 몇 컷 찍고 다시 내려 딛었다.
1진은 지금쯤 어디쯤 오고 있을까? 생각하며 여유롭게 산책하듯 걸었다.
비선대까지 내려와 1진이 도착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듯하여 다시 천불동 계곡 방향으로.
천불동 계곡을 조금 오르니 1진 중 걸음 속도 빠른 한 분이 부지런히 내려오신다.
계곡에서 1진 일행도 기다릴겸 조금전 올라갔던 장군바위 금강굴을 보며 잠시 휴식. (빨간 원으로 표시된 곳이 금강굴.)
비선대로 내려와 다시 줌으로 크게 한 컷,
하나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바위라니... 전에는 이 바위에 앉아 쉬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들어갈 수가 없다.
참나무 종류 그림이 길 옆에 있어 담아 보았다.
신흥사 청동 좌불.
신흥사 찻집에서 따뜻한 차도 마시고 빵도 사서 친구랑 출출한 배도 채우고.
설악동 소공원에 있는 금강 소나무.
소공원을 나서며 오늘 하루 친구와 단둘이 여유로웠던 산행을 접는다.
아래 사진 두 컷은 1진 일행인 한 ㅂㅇ씨가 찍은 사진으로 대청봉 가기 전에 만날 수 있는 모습이다.
몇 안되는 1진 일행들이 단풍으로 물든 숲 속길을 오르고 있다.
1진으로 대청봉을 오른 박 ㄱㅈ씨가 오늘(2015.10.13.)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라며 정상석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내왔다.
정상석 좌측 옆 바위에 붙어있던'樂山樂水(요산요수)' 글자판이 떨어져 없어졌다고 전해준다.
정상석 아래가 많이 패이기도 했었는데 받침 돌들도 정리를 했는지 전에 올랐을 때 보다 많이 반듯해 졌다.
보질 못했으니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혹시 요산요수 글자판은 돌 정리를 하다 잘못 건드려 떨어진 건 아닌지?
아래 사진은 작년(2014.10.14) 본인이 찍은 모습이다.
2011년, 12년 두 해 연속 정상엘 오르다 13년엔 울산바위로, 작년 가을(2014.10.) 정상에 올랐을 때도 건재하던 것이
올해 정상 대신 금강굴엘 갔더니만 ... 세월과 풍상에는 돌도 어쩔 수 없나 보다.
정상석 앞 우측엔 '양양 이라네!' 좌측 뒤엔 '요산 요수'가 자리잡고 있더니만... 그 사이에 변고가 생겼다.
1진으로 정상에 올랐던 이들은 세찬바람에 정상 기념 사진도 못찍고 그냥 내려왔다고 한다.
어느핸가 유월에 갔다가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사람들이 다 내려가고 정상에 한 명도 없었던 적이 있었다.
다른때 같으면 정상석 부여잡고 사진 찍히는 이들로 붐볐을 텐데,
가뜩이나 요즘같은 단풍철에 오죽하면 사람들이 없어 정상이 한가했다고 하니 바람의 세기를 알만하다.
樂山樂水(요산요수) : 산수의 경치를 즐김.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의 준말로
지혜 있는 자는 사리에 통달하여 물과 같이 막힘이 없으므로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의리에 밝고 산과 같이 중후하여 변하지 않으므로 산을 좋아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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