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나무들은 모두 잎 떨구고 겨울채비 들어갔는데, 11월 하순 인데 아직도 잎과의 작별을 거부하는 고집불통 단풍나무.
계절에 관계없이 가끔 다니는 해발높이 100여m 뒷동산,
혼자서 여유롭게 산허리 둘레 한 바퀴 휘 돌다보면 1시간 반이 훌쩍 지나간다.
따뜻한 계절엔 여러가지 꽃이 피어 발자국 따라 향기가 다르던 산책로,
잎 무성한 숲에 묻혀 있을 땐 그늘 길이 좋아 그 속에 동화되어 무심히 걸었는데
나목 많아진 요즘은 발자국 옮기는 곳마다 쌓인 낙엽들이 내가 이곳에 살았노라며 나무 이름을 대변해주고 있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밤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떡갈나무, 버즘나무, 소나무, 벚나무... 그 외 이름모를 나무들까지
참 많기도 한 나무들이 저마다 티내지 않고 한데 어울려 숲 이루듯, 사람들도 티내지 않고 한데 어울리는 세상이고 싶다.
집회용 촛불이 주말마다 밤거리를 수놓지않게 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
플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窓)이 열린 길이다
(Platanus- 1910년경 미국에서 수입)
해질녁 이륙하는 비행기는 어디를 향해 날아가는 걸까? 저 산모퉁이 끼고 돌아 서해 바다 위 항로 따라 나도 날고 싶다.
위 사진들은 모두 휴대폰으로 촬영,
맨 아래 사진은 해가 진 후라 휴대폰 조명이 자동으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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