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홍천, 평창 계방산(1577m)

opal* 2017. 1. 11. 21:30

 

회사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다니는 산악회(매월 둘째 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회원들은 모두 낯설지만,

회장이나 대장 등 직책 맡고 있는 몇 분은 함께 산행했던 지인이고, 계방산은 여러번 갔던 산이다.   

 

계방산은 남한에서 한라, 지리, 설악, 덕유 다음으로 높은 산이며, 겨울산행지로 각광 받는곳,

계방산 첫산행(2004년)은 일주일 전 다녀온 선자령처럼 사진이나 기록은 없으나,

정상에서 능선으로 하산했던 첫 기억은 남아 있다.

 

그리고 두 번째(2007.2.27), 세 번째 2008.1.24. 네 번째(2011.12.6), 다섯 번째 2014.1.21.

여섯 번째(2015.2.24)도 눈산행으로 찾았으니 모두 겨울 산행, 

오늘도 눈 찾아 온 일곱 번째(2017.1.11) 산행이 된다.

두 번째 산행부터 계속 주목 군락지와 이승복 생가가 있는 노동 계곡으로 하산 했는데,

오늘은 2004년 첫산행 때처럼 십 여년만에 능선길 하산 이다. 

 

집 나서는 아침기온 영하 9도, 다른 때는 주로 아침 도시락을 준비 했는데 오늘은 휴게소에서 매식.

바깥 날씨가 추워 차창에 끼었던 성애가 햇살을 받고서야 녹는다. 

 

운두령(1089m)에서 하차하여 화장실부터 들려 나오니 바람이 보통 아니다.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가 점펴까지 입고 나오니 일행들은 모두 떠나고 다른팀들도 많이와 뒤섞여 있다.

 

홍천과 평창의 경계를 이루는 운두령(1089m),

포장된 지방도 가운데 함백산(계방산 다음 높은 산) 만항재(1330m), 두문동재(싸리재, 1268m), 지리산 정령치(1172m)가 높고, 

운두령은 성삼재(1090m, 또는 1070m로 표기)와 높이가 비슷하다. 두문동재는 터널이 개통되어 순위에서 제외 된다.  

 

눈은 많지 않지만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니 숨은 금방 헐떡거려지고, 바람은 뺨을 에인다.

이러다 오늘 종주 못하는 건 아닌지? 공연히 다른 산악회 쫓아왔다 속도가 늦어 민폐나 끼치는 건 아닌지?

회사 산악회이다 보니 젊은 남자 회원들이 많아 걸음 속도가 빨라 내심 걱정이 된다.

도로 내려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별 생각 다 하며 한 발 한 발 오르니 너무 추워 사진 찍기도 생략된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고 또 오르고, 전에도 이렇게 계속 올랐었던가?

전만 못한 체력이라 그런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같이 온 일행들은 어디 만큼 갔는지 알 수 없고, 다른팀들 회원들이 빠른 속도로 자꾸 추월을 한다.

 

쉼터에 세워진 안내판. 갈길은 아직 멀었는데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 가뜩이나 하산 길은 더 길은데... 

 

고도를 높힐수록 경사각은 더 급해지고. 낯선이들이 획획 거침 숨 몰아쉬며 추월을 한다.

 

하늘이 보이는 전망대봉을 보니 다 올라온 느낌, 그러나...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 봉우리에 올랐으나 세찬 바람과 꼴찌라는 쫓기는 마음에 풍광 감상할 여유가 없어 그대로 통과. 

 

전망대 봉우리 아래서 점심식사 하는 다른 팀. 요즘은 커다란 비닐을 이용하여 세찬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전망대 봉우리에서 보이는 계방산 정상. 눈으로 보기에는 금방 다가설 것 같지만 생각처럼 그리 녹록치 않다.

 

 

오르다 힘들면 잠시 서서 뒤돌아 지나온 길 바라보기도 하고.

 

헬기장 도착하고 다시 오르려하니 함께 온 일행들이 아래 있다며 도로 내려가라고 한다.

오늘 처음 참석이라 낯설기도 하지만 강추위에 모두 모자를 써서 얼굴이 안보여 다른 팀과 구별이 안된다. 

바람 막힌 아늑한 장소가 넓지 않으니 삼삼 오오 끼리끼리 모여 라면을 끓이는데 커다란 가마솥에서 나는 김 만큼 크게 보인다.  

 

아침 먹은 것도 아직 다 소화가 되지 않은 듯 구미가 당기지 않아 라면 국물 한 모금 얻어 마시고,

손이 시려워 준비해온 도시락은 꺼내지도 않고, 초코파이와 음료로 간단히 때웠다. 

뜨거운 물도 가져 왔건만 워낙 춥고 손 시려워 꺼내기도 겁난다.

 

걸음 속도가 늦은 관계로 식사 장소에서 먼저 일어나 사브작 사브작 정상을 향한다.

기온이 워낙 낮다 보니 품안에 모시고 다니는 카메라 배터리가 자꾸 방전되어 셔터가 말을 잘 안듣는다.

이러다 정상에서 기념도 못남기면 어쩌지? 

 

상고대나 설화가 필 때면 멋지던 나무들.

 

오르다 말고 뒤돌아 본 모습. 전망대 봉우리를 오르던 능선과 전망대 봉우리는 양지쪽인데도 워낙 높고 추워 눈이 쌓여 있다.

 

드디어 계방산 정상.  남한에서 다섯 번째 높은 해발 1577m지만 운두령 높이가 높다보니 표고차 488m만 오르면 된다.  

 

바람 세기가 워낙 세다 보니 차디찬 금속 카메라 셔터 눌러 달라고 낯선이에게 부탁하기도 미안하다.

마침 둘이 교대로 찍고 있는 젊은이가 있어 간신히 입 열고 한 컷 부탁 했더니 손이 시려워 미치겠단다.

1분만 늦게 왔어도 사진도 못찍힐 뻔 했다. 오늘 하루 종일 한 컷 얻은 기념사진 이다. 산행 중 처음 있는 일 아닐까 싶다.

날씨가 포근하면 셀카라도 찍겠지만 더군다나 장갑을 벗어야 하는 휴대폰은 꺼낼 생각도 못한다. 

 

여러 팀들이 올라오는 걸 보았는데도 북풍한설 강풍에 모두들 서있지 못하고 도망가듯 제각기 달려가 정상이 썰렁 하다. 

 

정상 돌탑 우측 모습이다. 저곳에 서있으면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조망이 훌륭한 전망대인데 강풍에 맞서기가 무서워 포기.   

날씨도 좋겠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이 그 멋진 풍광을 포기하다니.... 강풍에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15도쯤 된다.

북쪽으로 설악산, 점봉산, 동쪽으로 오대산 노인봉과 대관령, 서쪽으로 회기산과 태기산 등 파노라마가 연출되는 곳이다.
설화가 아름다운 이곳 계방산은 2011년 오대산 국립 공원에 편입 되었다.

 

오대산(1,563.4m)은 지리산과 설악산에 이어 세 번째로 넓으며, 비로봉을 주봉으로 호령봉(1,561m), 상왕봉(1,491m),

두로봉(1,421.9m), 동대산(1,433.5m) 등 다섯 봉우리가 한 줄기로 이어져 있으나,

황병산과 노인봉 지나 진고개에서 오르면 동대산과 두로봉만 백두대간에 속한다.  

 

우측 안내판 기둥 옆으로 능선따라 넘어 가면 주목 군락지를 만나고, 우측 노동계곡으로 하산 할 수 있다. 

 

대관령(위 사진 우측)에서 선자령, 곤신봉을 지나 노인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중 황병산을 중심으로 당겨 보았다.

 

황병산만 더 크게, 황병산 꼭대기엔 군 시설이 있어 오를 수 없고, 백두대간 종주시 옆에 있는 소황병산을 거치게 된다.

 

풍력 발전기가 줄지어 늘어선 곤신봉과 선자령 모습을 줌으로...  추운 날씨에 대관령에서 진고개까지 열 시간 걸었던 생각이 새록새록.

 

정상에서 지나온 길 되돌아 바라본 모습. 강풍은 무섭고, 그렇다고 그냥 급하게 내려서자니 아깝고.

 

계곡 길이 아닌, 우리가 하산해야 할 능선 길, 십 여년만에 다시 걷게 되는데 전에 눈 없던 계절에 첫산행으로 왔었다.

저 하늘가 어디는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 일텐데 거리가 멀어 구별이 어렵다.

 

 

능선길 내려딛다 발왕산이 보이기에 줌으로 당겨 보았다.

 

 

능선길이라 계곡쪽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여전히 세다. 지난번 선자령과 이곳에 와 이번 겨울산행 맛 느낀다.

 

 

눈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산죽.

 

아래 사진 안부 위로 올라가야 할 봉우리가 보인다. 내려딛다 다시 오르는 일은 너무 힘들다.

 

 

정상(사진에서 왼쪽 봉우리 뒤)에서 봉우리들 거쳐 내려오며 뒤돌아 본 모습.

 

 

 

 

다시 작은 봉우리 오르기.

 

해발 높이 1000고지 이상, 커다란 나무 꼭대기에서 사는 겨우살이를 줌으로.

 

능선따라 내려가기는 끝나고, 좌측 계곡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아랫쪽으로 내려오니 양지쪽엔 눈이 녹아 길이 질다.

 

주목군락지와 이승복 생가 쪽으로 하산하다 만나는 노동계곡 야영지가 보인다.

 

우리가 가야할 주차장이 보인다. 

 

주차장 옆 밭 이랑이 아름다워 줌으로.

 

능선길도 끝나고 거의다 내려오니 토속 신앙인?  바위틈 걸어놓은 헝겊인지 종이인지 초와 함께 보인다(아래사진).

 

주차장 도착해 보니 그래도 꼴찌는 면했고, 후미대장 오기 기다려 바로 근처 송어횠집으로 이동.

 

전에도 계방산 산행 후 와서 먹었던 집이다.

 

가늘게 채친 각종 야채에 콩가루와 들깨가루, 참기름, 초장 등을 듬뿍 넣고 비며 회와 함께 먹으면 맛있다.

 

맑은 물에서 사는 송어 양식장. 맛은 연어와 비슷해 기름기가 느끼해 많이 먹히지 않는다.

 

 

 

해가 많이 기운 후 출발하니 퇴근 러시아워, 서울근교 정체로 귀가 시간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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