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

강화 고려산(436m)

opal* 2017. 4. 18. 18:46

 

고려산(436m)은 강화읍내에서 5㎞정도 떨어져 있으며 강화읍 · 송해면 · 하점면 · 내가면의 경계에 위치한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태어났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옛 명칭은 오련산(五蓮山)이다.
416년(고구려 장수왕 4)에 중국 동진의 천축조사가 이 산에 올라 다섯 색상의 연꽃이 피어 있는 오련지를 발견하였는데,
이 연꽃들을 하늘에 날려 이들이 떨어진 곳에 적련사(적석사)와 백련사·청련사·황련사·흑련사를 각각 세웠다고 한다.
낙조봉(343m)능선에는 억새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서쪽 능선에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된 3기의 고인돌이 있으며, 낙조대에는 작은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다.

낙조봉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강화팔경 중 하나로 꼽힌다

 

요즘 한창 피어 제철 맞은 멋진 진달래를 볼까하고 고려산을 택했다. 

고려산에 핀 진달래는 10여년 전(2005.4.23)부터 여러번 보았지만 2년 전(2015.04.21) 갔을 때가 제일 화사했다. 

그날은 비가 온 다음 날이라 날씨가 쾌청하여 꽃이 더 산뜻하고 화려해 보였다. 어제 비가 내렸기에 오늘도 기대가 컸다.

 

산행코스는 고려산 하나만 산행하면 짧다고 하는 회원들이 있어 혈구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걸로 계획 했다.  

2년전 고려산과 혈구산, 퇴모산 거쳐 외포리까지 7시간을 넘게 오르내리느라 다리 아프고, 지루했기에 

이번엔 고려산을 거쳐 혈구산 정상까지 올라 적석사 입구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고려산과 혈구산 사이 고비고개에 구름다리를 설치혀고, 이번 진달래 축제기간에 맞춰 개통했다하여 기대가 컸다.

 

벚꽃은 어느새 꽃비가 되어 다 떨아지고 진달래가 제 철을 만났다. 개화시기가 며칠 사이인 짧은 기간인데도 자기 차례는 잘도 알고 피고진다.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출발(07:00)하여 강화읍 지나 빠른길로 산화고개(미꾸지고개) 가려니 진달래 축제 기간이라 통제 한다, 

할 수 없이 창후리 쪽으로 돌아 강화서로 이용해 미꾸지고개 도착,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세게 불어 제법 쌀쌀하다.

 

 

차에서 내려 단체 인증부터 남기고 산행 시작.

 

가파른 오르막을 헐떡헐떡, 낑낑대며 오르니 세게불던 찬바람은 어느새 시원하게 느껴져 땀 흘러내릴새 없이 마른다.

 

 

시원하게 조망되는 내가 저수지.

 

봄철이라 산악회 광고지엔 섬여행이 많이 보인다.  몇 번씩은 다 가본 섬이라 관심도 갖지않게 된다.

 

군락을 이루며 핀 진달래가 보이기 시작.

 

처음 온 사람들은 진달래가 예쁘다며 함께 사진 찍히며 탄성 지르지만,

정상 부근 넓은 면적에 핀 진달래 모습이 훨씬 더 멋진걸 알기에 그냥 지나친다.  

 

 

 

내가 저수지 뒤로는 바다가 조망되나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인다. 

 

작은 봉우리들을 계속 오르내리는 산객들. 오르막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회원 한 사람이 걸음 속도맞춰 챙겨주니 고맙다.

 

시원스런 조망의 내가저수지를 배경으로 바위에 앉았으나 바람이 세게 불어 몸이 휘청거릴 정도.

같이 걷던 여인은 끈 없는 모자라 바람에 자꾸 날아가 줏느라 정신 못차리더니 사진 찍히는 도중에도 모자 잡으러 한바탕 소동.

 

앞에 보이는 또 하나의 작은 봉우리가 바로 노을이 멋지게 보이는 낙조봉이다.

 

1진 일행이 오늘 가야할 혈구산이 보이고, 사진 중간 쯤 보이는 낙조대 아래 적석사가 있다.

 

제 철 맞아 맘껏 뽑내는 진달래. 다른 계절엔 볼 수 없는 공짜구경이라 더 즐겁다.  정상 주변은 봉우리 전체가 다 진달래로 덮여있어

빨리 기보고 싶은데 걸음은 더디고, 날씨마저 꾸물대니 불안하다.

구름이 몰려오며 하늘이 시커매지는 걸 보니 낮시간에 돌풍불며 비 내리겠다는 예보가 맞을라나 보다.

 

나즈막한 봉우리들 넘고 넘어 낙조봉 오르니 정상이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걷기 힘들어하는 3진 서너 명은 정상을 안가고 적석사 방향으로 하산하여 날머리로 향하고,  

2진은 조금 더 진행하여 고려산 정상 거쳐 고비고개 다리 건너 혈구산으로 가다 도중 하산,

1진은 고려산과 혈구산 정상 다 다녀오는 코스로 잡았는데 정신없이 불어오는 바람이 영~~ 불안하다.  

  

낙조봉에 올라 지나온 길 뒤 돌아본 모습, 시커먼 구름이 뒷쪽에서 쫒아오며 위협을 한다.

 

낙조봉에서 고려산 정상을 바라본 모습. 날씨가 자꾸 꾸물대는 모습이 어째 예감이 좋질 않다.

 

낙조봉에서 바라본 혈구산. 갈 길은 먼데 한쪽 하늘에서 우르릉 거리는 소리에 불안하다.

 

정신없게 불어오는 바람을 가르며 산객들이 한 발자국이라도 더 빨리 달려가고 있다.

 

낙조봉 올랐을 때 1진 일행한테서 연락, "적석사에서 비를 만나 비 피할 겸 이른 점심 먹겠다" 하여 그렇게 하라 하고,   

"2진은 낙조봉에서 적석사 안들리고 정상으로 바로 향하겠다" 하고 그대로 진행,

 

삼상치 않은 바람이 돌풍으로 변하며 굵은 빗방울 떨어지기 시작. 빗물에 취약한 카메라는 냉큼 닫아 가방에 넣고,

우비 입고 우산 펴드니 갑자기 돌멩이 같은 우막이 세차게 쏟아진다. 산 비탈길은 홍수 난듯 빗물이 골짜기 이루며 흘러내린다.

적석사로 내려가는 길은 낙조봉과 또 한 군데 갈림길인데 이미 다 지난 상태라 앞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고인돌 군이 있는 두 곳을 지나 내가면으로 오르내리는 갈림길 도착하니 같이 걷던 2진 일행들 "정상에 가기 싫다"고 한다.

어짜피 산은 시커먼 구름 속에 갇혀있어 진달래 감상이나 조망이 없는걸 알기 때문이다. 

진달래 보러 왔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 산행시작 때까지도 생각 못했던 길로 하산을 하게 되었다.

 

내가면 갈림길에서 내려딛는 길은 잠깐 몹씨 가파라 진흙에 미끄러지는 사람이 속출,

비가 조금씩 내리길래 배낭 속에 있던 카메라를 다시 꺼내 간간히 찍어 보았다. 

한 손에 우산, 또 한 손엔 스틱 두 개를 쥐고있어 카메라까지 들고 작동 시키려니 불편하기 짝이 없다.  

 

산 아래쪽까지 쉬지않고 내려오니 산악자전거 출입을 통제하는 바리케이드(barricade)가 보인다.

 

임도 내려딛으니 길은 질척여 미끄러질까 신경 쓰이고.

 

산기슭에 심어논 보리가 청량감을 선사하며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하산 중 마을 입구 도착. 길은 도랑을 이루며 물이 흐르고.

 

싱그러운 녹색 보리밭이 보이길래 내려딛다 말고 잠깐 옆으로 들어섰더니 옆에 걷던 일행이 먼저가며 빨리 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여러가지 색이 어우러진 자연의 색감이 너무 예뻐 눈에만 담고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모습이다.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며 만개한 혈구산 정상은 구름에 갇혀 보이질 않고, 그 아래 우리나라 4월의 산이 보인다. 

새로 나오는 잎과 꽃들의 촉촉하게 젖은 모습은 거친 캔버스의 유화 보다는 수채화를 보는 듯 차분하고 은근하다.   

오늘 같은 날씨에 이 사진 한 컷 만으로도 오늘 하루 자신을 만족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는듯 기분이 좋아진다.

 

 

마을길 내려 딛으니 멀리 산자락 능선이 이어진 고비 고개가 보인다.

며칠전 개통한 구름다리를 처음 건널 기대가 컸는데, 우박과 비를 만나 그대로 하산하느라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마음은 아쉬운듯 해도 다음에 다시 오면 될 일이고, 모내기 철 맞춰 비가 내려주니 고마운 마음이 우선한다.

 

고비고개에 새로 설치한 구름다리를 줌으로 당겨 보았다.

 고려산과 혈구산을 잇는 구름다리는 5개월간의 공사 끝에 완공 되었다, 

강화읍 국화리와 내가면 고천리를 잇는 경계인 고비고개 정상부에 설치됐으며, 길이 50m, 폭 2m 규모의 현수교다. 

 

 

화사한 진달래와 새로놓인 구름다리에 기대를 걸었는데,  꽃도 제대로 못보고 구름다리도 못건넜지만 그래도 하루 나와 걸은 마음은 즐겁다.  

진달래 꽃사진은 2년 전 (2015. 4.21)다녀온 사진과 6년 전(2011.04.26) 다녀온 사진이 우측 목록 '꽃과 단풍'에 있다.  

 

하늘은 여전히 시커멓고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마을 앞 큰길로 나와 차가 기다리는 버스 승강장이 있는 적석사 입구로.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로 더 산뜻한 모습이 보기 좋아 한 컷.

 

 

내리는 비 맞느라 광대풀은 고개를 못들고.

 

우리나라 들판에 많이 피는 광대풀과 꽃다지가 어울려 꽃밭을 이루고 있다.

 

길가 밭두렁에 지천으로 핀 야생화가 한 몫 톡톡히 하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위 사진 아래에 보이는 길은 적석사로 오가는 길,  적석사가 있는 낙조봉은 구름에 쌓여 있다.

 

이쪽에서 적석사로 오를 땐  적석사 축대 밑에서 왼쪽으로 올라야 낙조대를 거쳐 낙조봉으로 오를 수 있다. 

고려산 정상도 구름에 쌓여 있어 비가 멈출 기미가 안보인다. 

 

적석사 입구 도착하여 하산 끝.

 

 

하산지점 고천리 도착하여 차에 올라 준비해온 도시락으로점심 식사.

 

정상까지 다녀오느라 아직 하산 중인 1진 일행 기다리는 동안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여기 저기 한 컷 씩 누른다.

바빠지는 농사철 맞춰 비도 내리고, 논에 물도 고였으니 모내기도 수월하겠다. 

24절기 중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 가 낼 모레(20일)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으니 

대통령 탄핵으로 나라도 어수선 한데 올해는 풍년이 들었으면 좋겠다.

 

운무로 가득찬 고려산은 보이지도 않고,

 

 

1진까지 모두 도착한 후 집 반대방향인 외포리로 향했다.

 

 

 

썰물 상태인 바닷가.

 

사진 찍고 있다 일행의 몰카에.

 

수산시장도 들려 젓갈도 사고, 횟감도 구입하고.

 

  석모도 오가며 배를 타고 내리던 외포리 포구를 오랫만에 왔다. 1970년대 부터 다녔던 석모도의 많은 추억이 묻어나는 곳이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횟집으로 이동.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각자 입에 맞는 메뉴로 주문.

 

 

혈구산은 커녕 구름다리도 못건너고... 2진은 정상도 못가고 내가면 갈림길에서 탈출 했으니... 그래도 즐겁기만 했던 산행이었고,
외포리로 이동하여 취향 대로 먹은 쭈꾸미 샤브와 삼시기 매운탕, 제철 맞은 밴댕이 회무침 맛은 일품이었다.

강화도 부근에서 많이 잡히는 밴댕이는 성질이 급해 잡히면 바로 죽으므로 속이 좁다는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도 생겼다. 

 

산행 뒷풀이로 휼륭한 안주와 하산주 끝낸 후 버스에 오르니 거리가 가까운 탓에 집에도 일찍 도착한다.  

 

 

아래 사진 몇 장은 적석사와 고려산 정상을 다녀온 1진 일행의 작품.

적석사 해수관음상.

 

積石寺,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직할의 말사이다.
고구려 장수왕 때인 416년 천축조사가 강화도 고려산의 서쪽 기슭에 창건하였다.
적석사 사적비(事蹟碑)에 따르면, 천축조사가 강화도에서 절을 지을 곳을 물색하던 중

고려산 정상의 오련지(五蓮池)에 핀 5송이의 연꽃을 꺾어 바람에 날린 뒤 꽃잎이 떨어진 5곳에

적련사(赤蓮寺)를 비롯하여 청련사(靑蓮寺)·백련사(白蓮寺)·흑련사(黑蓮寺)·황련사(黃蓮寺)를 세웠다고 한다.


적련사가 지금의 적석사인데, 절 이름에 '붉을 적(赤)' 자가 들어 있어 산불이 자주 난다고 하여 '쌓을 적(積)' 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사적비와 범종루(梵鐘樓), 관음굴(觀音窟), 산신각(山神閣), 수선당(修禪堂), 종무소(宗務所) 등이 있다.
감로정은 나라에 변란의 조짐이 생기면 우물이 마르거나 물이 흐려져 마실 수 없게 된다고 전한다.
절 뒤편의 낙조봉에서 펼쳐지는 일몰 광경이 아름다워 강화팔경(江華八景)의 하나로 꼽힌다.

 

 

 

 

고려산 정상의 진달래와 운무.

 

 

고려산 백련사에 놀러 갔던 일은 90년대 초,

고려산 진달래 축제는 12년 전(2005.4.23) 3회 때 처음 다녀왔으니 그때에 비하면 진달래 나무도 참 많이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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