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홍천, 평창 계방산(桂芳山, 1577.4m)

opal* 2018. 1. 23. 22:00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아침 서울 최저기온 –13℃, 철원 -16℃ 예상.
며칠간 포근하던 날씨가 하루 만에 15℃가 떨어지다니 자연 현상 이라지만 해도 너무한다.  
더군다나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20℃ 이하로 내려가겠단다.

그러지않아도 산에서는 높이 올라갈 수록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가는데...

 

강력한 한파는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며, 한반도 상공으로 –50℃의 북극 한기가 밀려오기 때문이린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 주가 되겠다며 매일 기온이 -15℃를 오르내린다니 견디기가 만만치 않겠다.

 

계방산은 남한에서 한라, 지리, 설악, 덕유 다음으로 높은 산이며, 겨울산행지로 각광 받는곳,

참고로 남한에 있는 산높이 순서는

1. 한라산 1950m  2 지리산 1915m  3 설악산 1708m  4 덕유산 1614m 5 계방산 1577m
6 함백산 1573m  7 태백산 1567m  8 오대산 1563m 9 가리왕산 1561m  10 가리봉 1519m

11 남덕유산 1507m  12 화악산 1468m  13 두위봉 1466m  14 발왕산 1458m  15 소계방산 1456m

16 방태산 1444m  17 소백산 1439m  18 동대산 1433m  19 만복대 1433m  20 가야산 1433m

위에 적힌 20 개의 산 중 가리봉과 소계방산만 못가고 나머지 산들은 몇 번씩 다녀온 산 이다.

 

계방산 첫산행(2004년)은 사진이나 기록은 없으나, 정상에서 능선으로 하산했던 첫 기억은 뚜렷하다. 

 그리고 둘(2007.2.27), 셋(2008.1.24) 넷(2011.12.6), 다섯(2014.1.21), 여섯(2015.2.24), 일곱 (2017.1.11)

모두 겨울 산행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눈 찾아 떠나는 여덟 번째(2017.1.11) 산행이 된다.

2004년 첫산행과 2017년(일곱 번째) 두 번은 능선길로 하산 했고,

그 외에는 주목 군락지가 있는 계곡길 하산인데 너무 가파라 개인적으로는 능선길을 선호한다.

오늘도 혼자 능선길로 하산할까 생각도 했었으나 워낙 살인적인 강풍이 부는 바람에....

 

바깥날씨가 추우니 차창에 성애가 무늬를 만들고 지나가는 곳마다 기온 차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10℃ 이하를 나타낸다.   

 

어제 저녁 눈이 내려 운두령 가는 길은 미끄럽지않을까 걱정했더니 차도의 눈은 모두 치워놓았다.

 

요 며칠 포근하며 미세먼지 가득한 날씨를 찬바람 불며 햇님이 쨍하니 상큼함까지는 좋으나 오늘은 바람의 강도가 너무 세다.

 

산이나 도로 양옆으로는 눈이 가득 싸였다.

 

제설차가 아직도 곳곳에서 작업 중, 이른 새벽부터 수고하시는 분들께 감사하다.

영동고속도로 속사 IC에서 좌회전하여 31번 국도운두령 방향으로 11.1㎞ 지점에 이승복 기념관이 있다. 

 

 

홍천군과 평창군 경계를 이루는 운두령 도착. 차에서 내리니 칼바람이 얼굴부터 때린다.

화장실 가는 길은 눈을 치워도 치워도  강풍에 눈이 날려 자꾸 덮는다. 

 

아무리 추워도 인증은 남겨야 한다며..  오랫만에 삼십명이 눈찾아 계방산을 왔는데 추워도 너무 춥다.

 

계방산 서쪽의 안부(鞍部,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우묵한 곳)인 운두령(雲頭嶺, 1,089m)은 만항재(1330m) 다음으로 높다.

31번국도가 통과하는 운두령은 위 사진에서 우측으로 가면 홍천군, ·인제군 등지와 서울~강릉간 고속도로와 연결되고 있다.

 

위 사진 왼쪽 맨 앞이 본인. 눈으로 다져진 계단을 처음에는 앞에 가지만 몇 발작 못가 맨 뒤로 쳐진다.  

 

 

능선에 쌓인 눈은 사람키보다 높고 바람에 날리는 눈(雪)은 눈(目)으로 들어가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무릎까지 빠지는 길을 다른이들 발자국 쫓아가려니 보폭이 넓어 힘들다.

 

청명한 하늘은 상고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다니던 능선길엔 눈이 높이 쌓여 아랫쪽으로 새로 럿셀 하며 길을 낸다.

 

눈에 빠져가며 걷기는 힘이 배로 들고 사진을 찍고 싶어도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어 남들 뒤 부지런히 뛰따른다. 

 

능선에 쌓인 칼날 같은 눈은 예술 작품을 만들고... 바람에 날리는 눈은 작품을 다듬어 준다. 

 

많은 일행들은 부지런히 다 도망가고 4년만에 참석한 일행 두 분이 기다렸다 찍어주니 얼마나 고맙던지. ...

카메라를 가슴에 품고 다녀도 날리는 눈가루가 쌓이며 얼어 작동이 되다 말다 한다.

 

 

 

세게 부는 강풍은 뺨을 도려내려 들고, 장갑 양말 두 벌씩 낀 손과 발 모두 얼얼 하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너무 힘이 든다. 

이 추위에 누가 이토록 힘든 일을 시킨다면 과연?   대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으로 보상을 받고 있어 참을만 하다.  

 

 

 

 

갈길은 멀고 바쁜데 상고대는 자꾸 시선를 뺏고.

 

 

 

후미대장은 눈에 띨 만큼의 거리를 두고 자꾸 기다려 주는데 걸음 속도는 오르지 않으니 ...

잘 아는 길이니 그냥 혼자 가라 해도 여전히 기다리고 있어 더 미안한 마음.

 

전망대가 있는 1492봉이 보이니 희망이 보인다. 이곳에 오르면 정상이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걸음 속도가 늦어 마음은 바쁜데 오를 수록 바람은 세고 카메라는 말을 안들어 맘대로 찍을 수도 없다. 

 

 

 

 

너무 추워 남에게 셔터 부탁하기도 미안하여 말이 안나오고, 이 추위에 기다려주는 것도 미안한 일인데

꼴찌 오기만을 기다리던 후미대장 휴대폰 꺼내 정상 배경으로 한 컷 남겨 주니 여러가지로 얼마나 고마운지...  

  

 

 

 

정상을 코 앞에 두고 카메라 배터리를 교환하는데 맨손으로 금속성을 만지니 얼마나 손이 얼어 오던지...

카메라 배터리도 얼었지만 휴대폰도 얼어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 

 

너무 추워서 2진으로 조금만 걸을까 하다 고생을 사서하며 올라섰더니

강풍에 날아온 눈과 상고대는 역시 눈꽃의 명산다운 모습을 보여주니 보람을 느낀다.  

 

 

 

바람은 매섭지만 구름 한 조각 없는 쾌청한 하늘에도 감사 하는 오늘. 

 

 

오대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남한에서 다섯 번재로 높은 계방산(1577m) 정상.

 

겨울왕국이 되어버린 설국까지는 보기엔 좋으나 -15℃의 강력 한파에 태풍급 강풍으로 체감온도는 -20℃를 밑돌아 

카메라도 얼고, 휴대폰도 얼어 마음대로 찍지도 못하고, 누구에게 "셔터 좀 눌러 달라" 고는 차마 말도 안나오지만 ,

정상에 불어오는 강풍엔 견딜 자가 없어 모두들 도망가 찍어달랠 사람 조차 없다. 셀카는 감히 엄두도 못낸다.

방금 전에 카메라 배터리를 교환했는데도 금방 얼어 버리니 여전히 찍히다 말다  마찬가지다. 

 

계방산만 여덟 번째 산행인데 따갑고 매서운 칼바람으로 정상 기념 인증샷을 남길 수가 없었으니 처음 있는 일이다.

정상에서 맞는 사람을 날려버릴 듯한 살벌한 강풍은 순간적으로 히말라야나 킬리만자로 올랐을 때보다 더 차게 느껴진다. 

 

계방산 정상에서 조망되는 오대산 방향.

 

계방산 정상에 서면 오대산 줄기가 일망무제로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선자령을 지나는 백두대간 줄기가  펼처진다.

마음은 한동안 서서 두루두루 돌아가며 조망 감상 하고 싶지만 낮은 기온과 칼바람이 허락하지를 않는다. 

 

능선에서의 바람은 사람키보다 높게 눈을 쌓아 놓지만

막힌곳 없는 정상에서의 바람은 있던 눈 모두 날려 버리고 새로 날아오는 눈만 잠깐 거치다 날아가게 만든다.

 

백두대간 곤신봉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엔 풍력발전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선자령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관령을 지나 능경봉 고루포기산 제왕산이 다 보인다. 

 

정상에서 주목나무 군락지 방향으로 내려딛는 바람 멎는 능선엔

커다란 비닐 하나로 여러사람들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주목 군락지 쪽으로 가는 능선.

 

 

능선에 쌓인 눈은 길을 모두 삼키고.

 

눈이 잔뜩 쌓인 능선엔 겨우 다닐 수 있을 만큼만 길을 내고.

 

 

 

 

작은 봉우리 다시 오르며 뒤돌아본, 케룬이 있는 정상 모습.

 

 

 

 

 

 

 

 

전에는 주목 군락지 주목나무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했었는데 오늘은 너무 추워 쉴 수가 없다.

어떤이들은 바람 막힌 곳에서 커다란 비닐을 다함께 뒤집어쓰고 밥을 먹는이들도 있었다

 

눈이 많이 쌓인 주목군락지에서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라

자동으로 미끄러지며 내려 달리게 되어 가속이 붙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가파른 내리막이라 사진 찍기를 아예 멈추고  자동자 야영정이 있는 평지까지 한동안을 내달리니 내리막도 힘이든다. 

 

계속 기다려주던 후미대장 내리막에 먼저 보내고 본인 페이스대로 걸어 

이승복 생가도 지나고 지루하게 혼자 내려 딛으며 주차장 가까워지니 마음이 편해진다. 

 

 

눈보라 날리는 주차장.

운두령에서 산행 시작하여 4시간 반이면 충분할 10Km 거리를 걸음속도가 늦어 5시간이 소요되었다.

산행 경력에 반비례하는 산행 속도를 몸소 느끼니 산행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날씨가 추워 산에서는 밥을 못먹고 하산하여 비닐 하우스 빌려 청국장 끓여 점심식사.

오랫만에 눈이 호강한 예술작품  감상한 설경 속 설봉과 설능, 

 "오늘도 해냈다"는 느낌이 드는 건 많은 적설량과 저온의 강풍으로 그만큼 힘들었다는 반증(反證)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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