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2014.12.02 ) 제법 많은 양의 첫눈이 내라던 방장산 산행 날,
힘드는 일이야 매 산행 때마다 늘 똑같은 일이고, 첫눈 치고는 제법 많이 내려 발목까지 빠지기도 했지만,
유독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무거워 체력방전으로 꽤 애를 먹었다.
1일 후미대장 보던 ㅇ 대장, 하산 후 다른 일행에게 "저 누님 들고 다니는 카메라는 고장도 안나나?"
체력이 딸려 빨리 빨리 걷지 못하는 것을 사진 찍느라 속도가 느린 줄로만 착각한 것이다.
구입한지는 5년 10개월, 그 얘기 들은지는 만 4년 된 카메라가 요즘 말을 잘 안듣는다.
지난 여름 유명산 산행 날, 셔터를 연속 누르면 동영상 모드로 바뀌며 말을 안 듣기 시작,
다른 버튼들은 작동이 안되어도 셔터 하나는 작동 되기에 아쉬운 대로 몇 달 더 들고 다니며 찍었는데
지리산 칠선계곡 산행 후 하산지점 거의 다 내려와 셔터버튼 마져 말을 안듣게 되니 모든 기능이 정지된 상태,
저녁에 귀가하여 종일 찍은 사진 컴에 입력하려니 카메라가 거부한다.
AS 맡기러 가야 하는데 귀찮아 전에 사용하던 작은 컴팩트 카메라를 다시 꺼내 사용하다
두 달 전인가 카메라 고장으로 지역 AS 센터에 맡겼다 찾아온 동생에게 얘기하니
"언니 거기 가지 마세요, 내 카메라 맡겼다 찾아 왔는데 아무래도 다시 가야할 것 같애요,"
대형카메라 촬영 프로인 지인에게 얘기 했더니 남대문으로 가보라 일러준다.
차일피일 미루다 토욜 오전 기회를 만들었다. 편하게 갈까하고 전철 세 번 타고 남대문으로 찾아갔더니
내 들고간 카메라는 그곳에서 고칠 수 없어 압구정 로데오로 가야 한단다.
압구정역에서 내려 로데오거리로 가면 되겠거니하고 약도 그려달라 하니 한 직원이 메모지에 적는 중,
옆에서 또 다른 직원이 "여기서 을지로 입구가는 버스를 타고가 내린 그자리에서 ***번 버스로 환승하면
AS 센터 근처 ㅇㅇ 아트홀 앞에서 내리면 된다"고 버스 번호 알려 주며 토욜이니 서두르라 한다.
그려준 약도 들고 급한 마음에 얼른 먼저 오는 버스 타고 을지로 입구에서 하차하여 전철역으로 들어섰다.
알려준 대로 버스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겠지만 도로에 차 밀리는게 싫어 지하철을 택했다.
을지로 입구에서 한 정류장 더 가 3호선 갈아타면 압구정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을지로 3가에서 3호선을 갈아 탄 후 전철 안에서 확인차 메모지 펴보니 '압구정오데오역' 으로 써있다.
'오잉? 압구정 로데오 거리가 아니고 역이름 이었어?' 혹시나 하여 휴대폰 열어 지하철 앱 검색하니
'압구정로데오역'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서울 촌사람 봤나.
행선지를 압구정역에서 압구정로데오역으로 바꾸니 두 번을 더 갈아 타야 한다.
압구정역에서 내릴 뻔 하다 세 정거장을 더 가 내려 환승하고 강남역으로 가도 되지만,
선정릉으로 가 코레일 분당선으로 갈아타니 AS센터 찾아 가는데만 지하철과 버스 합쳐 총 8번을 탔다.
세상에나 그것도 같은 서울에서... 남대문 지점에서 끝날 줄 알고 나가긴 했지만 이건 좀 심했다.
모르면 평생 고생이라더니 ... 분당선 남쪽은 가끔 이용했으나 불과 몇 년전 새로 연장 개통된
선정릉~ 왕십리 구간은 한 번도 이용해 보질 않아 압구정로데오역이 있는 줄을 몰랐던 것이다.
그려준 약도 대로 제 시간 안에 도착해 카메라 잘 맡기고, 돌아올 땐 급행 이용하니 귀가시간은 꽤 빨랐다.
긴 시간을 길에서 허비한 오전 시간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이었는지... .
아무리 급했어도 남 얘기 할 때 왜 제대로 안듣고 자신 잠재의식만 생각했는지...
남이 이야기 할 때는 끝까지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다시 한 번 새삼 느낀 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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