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

무의대교 걸어서 건너기.

opal* 2019. 12. 7. 21:58

 

매월 초목 모임, 시월에 제주도 여행 다녀오느라 지난달(11.16)엔 늦게 만났고, 

이달엔 총무의 외유로 국내 부재 중이라 이래저래 안 만나고, 다음달에 만나기로.

 

모임을 캔슬시켜 이달엔 좀 한가할까 했더니 웬걸? 

한 분은 입원 중이라며 연락이 와 생각지도 않다 갑자기 어제 병원(강북 삼성병원 특별실)에 가 하루를 보냈고,

한 사람은 자기부상열차를 못타봐 타보고 싶다기에 오늘 만나기로 미리 약속 했던 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전부터 서둘러 외출. 어제 오늘 만나는 두 사람은 같은 모임회원 이다.   

 

 

위 사진은 오늘 일정과는 무관한 사진.


 

잠실에서 급행타고 오는 여인을 김포공항역에서 만나 공항철도 이용하여 인천 공항으로  직행.

 

 

인천공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종점인 용유역에서 내려 점심부터 먹기로 한다.

이 음식점은 전에도 몇 번 와서 먹었던 곳, 

 

 

 

 

밑반찬은 전과 똑같고, 오늘 메뉴는 갈치조림, 반주는 백세주를 곁들이니  

발그레해진 얼굴로 "모처럼 둘이 나와 데이트하니 즐겁고 기분이  무척 좋다" 고 한다.   

"아참, 우리 제주도 갔을 때도 갈치조림은 못먹고 왔지 아마?" 둘이 웃어가며 맛있게 식사 나누고.

 

 

식사 후 무의도까지 걸어 가느라 거잠포 지나가니 마을 버스가 뒤따라 온다.  

버스는 왜 기다릴 땐 안오고 안기다릴 땐 빨리 나타나는 걸까?

배를 이용할 때 섬 안에서만 다니던 마을버스(1번 녹색)는 무의대교 개통 후 용유역까지 노선이 확장되었다.

버스가 추가 투입되지 않고 노선이 늘어나 배차 간격은 35분으로 길어졌다고 한다.
녹색 마을버스 외에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출발하는 222번 버스는 그대로 운행되고, 

6-1번 버스도 투입 되었으나 자주다니지는 않는 모양이다.

 

 

봄에 왔을 때만해도 도로 옆 시설물이 없었었는데, 차도 옆으로 폭이 넓어져 인도 삼아 위로 걸었다.

 

 

다리만 우선 먼저 개통시키고 도로는 차츰 넓히고 있다,

 

 

잠진도 선착장을 향해 가던 길.

무의도를 가려면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큰무리 선착장으로 가야만 했는데 이젠 배가 없어졌으니...

20 여년 동안 배를 타고 다닌 일도 다 추억 속의 일이 되었다.

 

 

무의대교 다리 앞 로타리 공사 중.

 

 

무의대교 입구.

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해상교량  무의대교는 2014년 후반 착공, 2017년 말에 완공 예정이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2019년 초 준공, 2019년 4월 30일 개통 되었다.
 길이 1.6km, 폭 8∼12m 규모의 해상교량이 개통되어 배를 타지 않고 영종도~잠진도~무의도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

 

 

무의대교.

 

 

왕복 2차선 옆으로 인도가 있다.  개통 후 일곱 달이 지나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해를 넘기지 않아 개통기념으로 걸어서 건너니 개인에게도 역사적인 날이다. 

 

 

배타고 다닐 땐 안보이던 실미도가 다리를 이용하니 멀리 조그맣게 나타기에 조금 당겨서 찍어 보았다.  

 

 

다리 건너던 중 휴대폰으로 실미도 사진 찍는 모습을 옆에서 동행인이 찰칵.

 

 

섬 속의 섬 실미도는 개인적으로도 크나큰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섬이다.

1971년 8월 23일 발생한 실미도 사건(實尾島 事件) 때 고교시절 은사님 중 한 분이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인천으로 연수 다녀오시며 탔던 버스가, 특수부대원들이 두 번째로 탈취한 버스였기에

대방동 유한 양행 앞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수류탄을 터트리는 바람에 그자리에서 돌아가신 민간인 중 한 분 이시다. 

"71년 여름 모교 운동장 찾아가 영결식 참석했다" 하니 "말만 들어도 가슴아프다" 고. 

 

 

배를 타고 다닐 때 이용하던 잠진도 선착장.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선수를 돌리다 보면 거리가 짧아 어느새 다 도착하는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

 

 

큰무리 선착장을 좀더 가까이.

 

 

다리 건너다 뒤돌아본 모습.

 

 

큰무리 선착장을 향하여  걸으며 실미도 얘기는 계속 된다. 

 

1968년 1월 북한의 청와대 습격(김신조) 사건 이후 박정희 명령으로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의 특수부대 창설, 

특수부대원들은 지옥같은 훈련을 3년간 받으며 북파 침투명령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정보부장이 이후락씨로 바뀌고 남북관계는 대화모드로 바뀌어 남북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특수부대원들의 존재는 잋혀져가고, 대우도 갈수록 나빠져 결국은 사건(71년)이 터진 것이다.   

박정희에게 신임을 잃은 김형욱은 미국으로 망명(73년), 프랑스 파리에서 납치돼 암살(79년)당했다고 하는데 의문만 무성할 뿐...

그리고 며칠 후 박정희도 김재규에 의해 유명을 달리했다.     

    

 

거의 다 건너와 뒤돌아본 무의대교 모습.

얘기 나누며 걷다보니 "아니 무척 멀어 보여 저 긴 다리를 언제 건너나 했는데 벌써 다 온거야?"

평소에 늘 차를 갖고 다녀 별로 걷지 않다 나와 걸어보니 엄청 멀어 보였나보다.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

잠진도항에서 배를 타고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 도착하여 배에서 내리면

미리 와 대개하던 마을 버스는 승객 태운 후 큰무리 선착장을 출발하여 광명항(샘꾸미)으로 먼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하나게 해수욕장을 들려 큰무리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오곤 하는게 마을버스 코스 였다.  

 

 

큰무리 선착장 앞 산행 들, 날머리.

작년 이맘때도 이곳에서 출발하여 국사봉, 호룡곡산 산행을 했었다. (본인은 국사봉과 환상길)

 

지난해 년말 송년산행은 무의도 산행만 여덟 번째(2018.12.11) 산행 이었다. 

올 봄(2019.03.21)에도 마지막 여객선 타보자며 일부러 무의도를 찾아 환상의 길을 걷기도 했다.

 

 

무의대교를 다 건너와 소무의도를 가기위해 광명항(샘꾸미) 가는 마을 버스 기다리니 좀처럼 오지를 않는다.  

무의도에선 택시를 볼 수 없었는데 옆에 택시가 보여 물어보니 손님이 멀리서부터 타고 온 것이라며 합승해도 괜찮단다. 

KM시부터 타고 온 손님은 집은 GP인데 어제 저녁 KM 사설 경마장에서 돈 \2백만을 잃고,

오늘 이곳에서 모임이 있어 잠도 못자고 바로 오는 길이라며 실미도 입구에서 하차하며 택시비 지불하는데 대략 \6만.

뒤에 앉은 두 사람은 아연실색( 啞然失色) 모드로 서로 쳐다보며 이런 일도 다 있구나... 

 

 

 

 

원래는 소무의도 부터 갔다가 하나개 해수욕장 들릴 생각이었는데 택시 기사님이 길을 잘 몰라 하나개부터 오게 되었다.

"까짓거 소무의도는 나중에 가면되지" 하며 내려서 해상 탐방로인 데크길로 향한다.

 

 

 

 

 

 

 

 

"그동안 남들 얘기만 듣고 노인들만 많은 줄 알았더니 그렇지가 않네?"

"왜? 무슨 얘길 들었기에?"

"자기부상열차가 공짜라 노인들만 많다고 들었거든요."

"노인들이 많은 곳은, 더운 계절에 실내가 시원한 공항에 와서 죽치고 앉아 있다는 얘길 들은거겠지."

 

 

작년 겨울과 올 봄에 이어 오늘 세 번째 찾은 해상 탐방로. 

봄에 왔을 때만 해도 사람이 없어 쓸쓸하고 한적해 뵈던 곳이 많은 사람로 북적이는걸 보니 이젠 많이 알려진 모양이다.

 

 

 

 

신기한 모양을 한 바위들이 많으나 전에 찍은 사진이 있어 많이 생략.

 

 

사자 바위.

 

 

 

 

 

 

전에 두 번 왔을 땐 길 밀물상태라 개펄만 보였는데 오늘은 바닷물이 출렁거리니 더 멋져 보인다.

 

 

 

 

"오늘 처음 온 사람은 복이 많아 바닷물이 출렁대는 멋진을 모습 볼 수 있는 거야.

다른 사람들 데리고 왔을 땐 항상 썰물 상태라 갯벌 모습만 보고 같거든."

 

 

 

앞에 보이는 호룡곡산은 멀지 않은 곳에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이라 가끔 찾아 산행했던 곳이다.

 

 

오늘은 바위에 줄 매고 클라이밍 준비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환상의 길 끝 둥근 의자 한쪽에 앉아 과일과 차 마시며 잠시 휴식.  

바람이 불지 않으니 지난 봄에 왔을 때보다 오히려 따뜻한 느낌. 봄에 왔을 땐 추워서 오래 앉아 있지도 못했다.

 

 

 

 

방금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펄엔 평소와 다른 무늬와 색을 나타내니 신비롭다. 평소 못보던 모양의 모래톱과 색갈 이다.  

 

 

 

 

 

 

하나개해수욕장 입구로 다시 나와 버스 기다리다 올라타니 전에 왔을 때 만났던 기사님 이시다.

그당시 버스안 승객은 우리 두 사람뿐이라 기사님 어려서 군인 이셨던 아버지 찾아 내려오셨다며... 샘꾸미 다 가도록.

그 사이 몇 번을 왔어도 못뵈었는데 기사님 보는순간 기억이 떠올라 여쭈니 어떻게 그런 기억을 다 하냐며,

소무의도로 가는 길이라 했더니 삼거리에서 내리면 소무의도로 가는 버스비는 내지 말라고 하신다.

 

 

앞차 기사님께 얘기 들었다며 소무의도 행 버스기사님도 차비 내지 말라고...

 

 

전엔 소무의도 입구까지 운행 했었는데 손님이 없어 그런지, 아님 다리 개통 후 바뀐것인지 광명항에서 회차.

해도 기울고 날씨도 흐려 이번에도 소무의도는 다리만 건너보기로 한다.

소무의 인도교 개통 후 섬 일주 트레킹 세 번('16.4.19, '17.5.9, '17.6.17) ,

다리만 건너는 일도 오늘이 세 번째('18.5.31, '19.3.21, '19.12.7) 이다.

그러고보니 소무의도 탐방만 여섯 번인데 올 때 마다 같이 온 동행인이 모두 다르다.

 

 

소무의 인도교.

 

 

 

 

소무의도를 들려 나가니 광명 버스 승강장에 차가 보여 빠른 속도로 달렸건만, 차는 그냥 떠나고... 

날은 이미 어두워 조명이 비치는데 다음 버스가 오려면 35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수 없이 나가는 차가 있어 부탁하니 태워 주신다. 버스가 방금 떠났기에 무의대교 앞에서 내려도 된다고 했더니 

가족식사가 있어 음심점을 향하는데 부인과 애기는 할아버지 차에 타고 앞에 가고 있다며... 

 

 

돌아오는 길은 무의대교 차로 건너기.

 

 

용유역에서 내릴 생각 중인데 태워 주신분이 을왕리쪽으로 간다기에 생각을 바꿔 용유역에서 멀지않은 마시란로에서 내렸다.

노선버스 탔으면 용유역에서 내렸을 테니, 어쩌면 버스 놓친게 오히려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기에 감사인사를 수없이... 

 

 

평소 그녀가 오고 싶어 했다는 그곳 이다.  어둔 곳에서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안경에 조명이 반사되어 사진이 좀 이상...

어짜피 오늘은 구름이 많아 일몰 광경은 볼 수 없고, 다행인 것은 그나마 날씨가 생각보다 따뜻해 다니기가 수월했다는 점.  

날씨 쾌청할 때 다시 한 번 기회 만들어 옆에 있는 절벽 카페도 들려 보자며 웃었다.

 

 

우리가 밖에서 사진 찍고나니 건물 밖 조명을 켜준다.

 

 

절기는 오늘이 큰 눈 온다는 대설, 음력 동짓달 열 하루 달이 어느새 중천에 올라와 있다.

 

 

점심을 많이 먹어 저녁은 간단히 빵과 커피로... 못다한 얘기 잠시 나눈 후   

노선버스 배차간격이 길어 자주오지 않는다는 직원의 말 듣고 용유역까지 걸었다.

 

 

막차 출발 시간이 오후 8시,  노란색 미니 기차 자기부상열차 시간은 아직도 한 시간 여유가 있었다.   

 

 

해의 길이가 짧아진 12월,

그녀가 가고 싶어 버킷리스트로 정했다는 곳까지, 무사하게 지낸  하루에 감사하는 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