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늦게 내린 눈

opal* 2020. 2. 16. 22:00


이번 겨울은 큰 추위 없이 포근하게 이어지니 남쪽에선 새해 일찍부터 계속 꽃사진이 올라오고 있는 중 이다.


꽃사진과 더불어 요즘은 새 사진도 많이 보내와 쇠딱다구리, 딱새, 유리딱새, 때까치, 직박구리, 노랑턱멧새, 동박새 등을 볼 수 있었다.   



딱새 숫컷, 살포시 쥐어보고 싶은...  


고산자, 동백, 노루귀,


홍매.


눈 대신 일찍 내리는 봄비를 맞고 있는 홍매.    

 

홍매.


그린 듯 칠한 듯  예쁜 동박새.


사진 전해 받는 순간 한 폭의 화조도(花鳥圖)를 보는 느낌, 

그리고 

아래 사진은 초충도(草蟲圖)를 보는 듯.   

고산자.

이곳은 눈 내리는 겨울날씨인데 남쪽은 벌써 곤충 까지 보이다니~~



간밤에 비내리니 남쪽에선 촉촉한 아침이라며 물방울 맺힌 꽃사진 보내오는데 다른 쪽에선 오랫만에 눈 내렸다며 눈사진을 보내온다. 

꽃사진 보내준 이에겐 눈 사진을,  눈사진 보낸이에겐 꽃사진 보내니 서로 신기하다는 듯  재미있는 반응이 온다.  


집 앞에 눈 사람 만들어 놓고 찍어보낸 눈 소식.


손뜨게질 한 모자와 털실로 목도리까지 코디해준 주인의 따뜻한 마음씨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어제밤 비 내리고, 흐린 날씨 그대로 맞은 오후,  제법 큰 눈송이가 흩날리기에 휴대폰 들고 산책길에 나섰다.

평소엔 휴대폰 지참을 잘 안하는 편인데 집에서 겨우내 눈다운 눈을 못보아 일부러 들고 나섰다. 

(그래서 지난 번 산행 때도 일부러 선자령 찾아 많은 눈을 보고 온 것이다.)

제대로 된 큰 한파 없이 그럭저럭 겨울이 다 가고 있는 중이니 오늘 내리는 이 눈이 이번 겨울 첫눈이자 마지막 눈이 될 것 같다. 


산기슭 공원엔 아이들 데리고 나온 부부가 같이 눈사람을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눈은 역시 동심을 불러 일으킨다.


평소 다니고 있는 산책길이 작은 양의 눈으로 겨울 모습으로 변했다. 







치현정.


치현정에서 조망되는 행주산성과 방화대교, 북한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행주산성을 당겨본 모습. 휴대폰으로 찍어 조금 흐릿하다.


인천공항 전용차로인 방화대교.



가느다란 가지에도 한 주먹씩 소복 소복.


흩날리던 눈 멈추고 어느새 활짝 개이니 푸른하늘 배경 소나무가 더 푸르러 보인다. 



오랜만에 눈이 내려그런가, 이곳에서 만난 어느 중년 넘긴 아줌마,

고개들어 숲과 나무 바라보며 동화 속 나라라도 들어온 듯 감탄사를 멈출 줄 모른다. "어머나~",  "어머나~"

한참을 서서 감탄하는 모습만 봐서는 날씨 더운 동남아에서라도 살다 와 눈(雪)을 처음 보는 사람 같다.

잠깐 내린 눈이 사람 마음을 이렇게 감동하게 만들다니....

높은 산 올라 상고대 바라보며 감탄했던 자신 모습을 돌아보는 듯 했다.





팥배나무 열매 따먹는 한 마리 새 발견, 크기로 봐서는 직박구리 같은데 색이 갈색이라 확실히는 모르겠다.


사찰에서 달아놓은 새해 소망등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이 빨간색을 더 돋보이게 한다.  


행주산성과 방화대교가 조망되는 모습, 북한산은 구름에 가려 아예 안 보인다.

날씨는 금방 다시 흐려지고, 나뭇가지에 쌓인 눈은 바람에 흩날린다.


안산 모습인데 거리가 멀어 휴대폰으로 가까이 당겨 찍은 모습이라 선명하지 못하다. 


노을 공원과 하늘 공원 뒤로 남산과 N타워 모습.


행주산성 뒤로 구름에 가려 안보이던 북한산은 잠시 구름 벗겨지며 햇살이 퍼진다.

휴대폰으로 당겨 찍어 선명하진 않지만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 눈 쌓인 모습은 마치 히말라야 마차푸차레봉을 보는 듯. 


흰 눈은 높은 산에

                                                      이 성선


흰 눈은 높은 산에 와서 혼자

오래 머물다 돌아간다


새와 구름이 언제나 그곳으로

향하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


산에서 외롭지 않게 함일까?  마음 따뜻한 누군가 한 쌍의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집에 돌아와 눈 내린 모습 몇 곳에 보내니

 "요즘은 '코로나19'로 방콕 중이라 눈 내리는 것도 못봤는데 눈 사람 만들 정도로 많이 왔느냐?" 는 답신이 오기도 한다.

도심에 내리는 눈은 내리는 대로 다 녹으나 산에 내리는 눈은 그대로 쌓여 늦겨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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