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태주
지금 사람들 너나없이
살기 힘들다, 지쳤다, 고달프다,
심지어 화가 난다고까지 말을 한다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도
우리가 마땅히 기댈 말과
부탁할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하고 일을 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낌없이 사랑해야 하고
조금은 더 참아낼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망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다림의 까치발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날마다 아침이 오는 까닭이고
봄과 가을 사계절이 있는 까닭이고
어린 것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이유이다.
외로움
나태주
맑은 날은 먼 곳이 잘 보이고
흐린 날은 기적소리가 잘 들렸다
하지만 나는 어떤 날에도
너 하나만 보고 싶었다.
나태주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 하나만 보고 싶었다』(시와에세이, 2021)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 『대숲 아래서』 『누님의 가을』
『모음(母音』 『막동리 소묘』 『대숲에 어리는 별빛』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구름이여 꿈꾸는 구름이여』 『변방』
『외할머니』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굴뚝 각시』
『우리 젊은 날의 사랑 』 『목숨 비늘 하나』『 아버지를 찾습니다』
『빈손의 노래』 『추억이 손짓하거든』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등
흙의 문학상, 충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 수상
2007년 황조근정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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