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11(화) 마니산 산행
오늘은 개인적으로 마니산만 열 세 번째 산행 날, 그 중 열 번은 종주 산행, 3년 간의 코비드 시기 이후 근력이 감소되어 많이 느려진 걸음속도로 열 한 번째('221213, '22년 종산제)는 역산행, 열 두 번째('240227, '24년 시산제)는 해안길 트레킹을 하였다. 오르막에 땀이 솟아 겉옷은 벗어 배낭에 넣고.


빈 좌석 없이 다 채운 인원이 들머리 하차하여 단체 기념 남긴 후 1진(종주)과 2진(하산 깃점 역산행)으로 나뉜다. 몸 컨디션이 괜찮아 망설일 것도 없이 1진 종주산행으로 나섰다. 느려진 걸음 속도 대신 사진 찍기를 많이 생략하기로 마음 굳히며 9년만에 단군로 입구로 들어 섰다.
처음부터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돌계단은 속도를 늦춰가며 한 발 한 발, 흙길은 아직도 얼었다 녹았다 하는 상태라 햇볕 닿는 부분은 미끄러워 낙엽을 밟으며 오른다.



웅녀계단 앞에서 서너 명이 사진 찍어 주기를 윈해 한 컷 찍으니 반대로 내게 피사체가 되라 한다.
같이 걷기 시작한 토끼와 거북 일행들은 서로 앞질러 한 걸음에 계단을 오른 후 능선 향해 다 도망가고, 달팽이 신세는 경사진 지표면 위로 다 들어나 얽히고 설킨 나무 뿌리 사이 사이로 발을 넣어 가며 능선을 향해 오른다.




선수리 쪽에서 참성단으로 이어지는 능선 도착, 단군로 입구에서 참성단까지의 중간 지점 정도가 되니 올라온 거리 만큼 더 올라가야 참성단, 그러나 가파르기는 더 급경사를 이룬다,
21년 전 정상에서 능선따라 선수리를 향해 하산하며 바다를 바라보고 서서 정지용 시 '고향' 노래를 불러줬던 지인 생각이 떠오른다.
사람이 살아가며 '會者定離去者必返' 이라 했는데 회자정리(이별)는 많으나 거자필반(재회)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나이를 먹다보니 사망으로 헤어지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 이다.


바위가 많은 능선은 반대편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나 오늘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여 조망이 별로다. 뒤로 이어지는 능선의 봉우리들과 앞으로 높이 보이는 참성단 봉우리가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바위덩이인 암릉에 뿌리 내리고도 오랜 세월 살아온 소나무, 척박한 환경에서도 멋지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강인함이 부럽다.





전망대를 품고 갈 지자로 이어지며 고도를 높이는 긴 데크 계단, 전망대와 계단을 설치하느라 공사 중이던 어느 하루 이곳으로 오르던 일도 떠오른다. 그 때 같이 걸었던 지인은 지금 살아 있기는 할까?
나 홀로 산행을 제외하곤 올 때마다 동행인이 다르다. 물론 오늘도 마찬가지. 걷다 보면 앞 뒤로 나뉘고 사진 찍다 보면 또 만나지고.








드디어 참성단 도착, 열 번째('161115) 종주 산행 이후 9년 만에 다시 올라와 열 한 번째 참성단 앞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혼자만의 감격스러운 소중한 순간 이다. 산 높이도 그다지 높지않고 산행시간도 그다지 길지 않아 개인적으로 와 걷기 전에는 단체 산행으로는 다시는 못 오를 줄 알았다.
금방 다른 팀 한 무리가 와 참성단 빈 자리를 차지 한다.



정상목이 있는 바로 옆 봉우리(472.1m)로 이동, 정상목을 얼싸안고 인증 남긴 후 많은 숫자의 우리 팀 선두 그룹이 식사하고 떠난 자리를 후미팀 8명이 차지하고 앉으니 맨 뒤에서 걷다 능선에 올라와 추월한 여인이 "언니 전에 ㅇㅁ 산악회에서 뵌 것 같은데 오래되어 못알아 뵈었어요." "아, 그래요? 나도 그 산악회 이천 칠 팔년도에만 나가다 그만 둔지 오래 되어 못알아 보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참석해줘서 반가워요."
오늘은 시산제 행사와 단체 식사가 있을 예정이라 간식 정도로 채운다.










책바위 등과 기묘한 바위덩이로 이루어진 긴 암릉은 안전 시설이 전혀 없던 시절부터 걸었기에 추억도 많이 서려 있다. 예전엔 깡총거리며 잘도 뛰어 오르 내리던 암릉을 오늘은 느린 행동으로 안전 또 안전, 또래나 바로 위 아래 회원들은 모두 2진으로 함허동천에서 역산행이라 종주자 중 최고령자지만 마음만은 가장 위풍당당 하다.








참성단이나 정수사 유적지 탐방을 제외한 산행만 20여년 세월이 훌쩍 지났어도 바위는 늘 그대로 인데 바위를 딛는 사람의 모습은 너무 많이 변했다. 앞으로 이 암릉을 또 걸으며 종주 할 수 있을까???



정수사와 함허동천 갈림길, 전에는 암릉을 그대로 딛으며 정수사 쪽으로도 하산 했는데 지금은 우회 하도록 막아 놓았다. 2년 여전('221213) 함허동천에서 역산행 했던 생각하며 하산을 서두른다.









하산 지점 거의 다 내려 왔는데 전화가 와 "어디 쯤 오고 계세요?" 며 묻는다. 산행 시작 무렵 전 회장에게 "나는 시산제 다 끝나는 시간까지 하산 하겠다." 며 철저하게 계산된? 속내를 들어 냈더니 궁금했던 모양이다. "시산제는 거행 되었나?" 물으니 "시작하려 한다." "후미팀도 거의 다 내려 욌으니 곧 도착할 거다."





시산제 끝내고 돼지머리 안주와 음복주 시간 갖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다 같이 고기 파티 후 다시 거주지 근처로 이동하여 희망자에 한해 여흥 즐기고 하루를 마감한다.
개인적으로는 뿌듯함을 한껏 느낀 하루, 자연과 자신, 그리고 모든이들께 감사 드린다.
'섬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룡곡산('241210, 화) 종산제 (0) | 2024.12.10 |
---|---|
'23 마지막 산행 석모도('231226) (0) | 2023.12.26 |
바라기, 영종도, 소무의도 (0) | 2023.08.24 |
'230819(토) 나홀로 버스투어 '누에섬' (0) | 2023.08.19 |
장봉도 (0) | 2022.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