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기

백두대간 25회(7구간,무령고개-선바위~ 영취산~북바위~깃대봉~육십령)

opal* 2005. 11. 26. 23:18

 

'화요산행'에서 대간 종주를 시작하여 계속 연결하여 종주하다 '백두대간 토요산행'이 신설되어 지리산 구간을 특별히 참석하여

다녔는데 이렇게 7구간을 빨리 걷게 될 줄 알았으면 지리산 다음 구간인 4구간부터 6구간까지도 참석을 할 걸 그랬나보다.

어찌되었건 처음 시작한 10구간 전인 9구간(덕유산)까지는 쭈-욱 이어서 걸을 생각인데 앞으로의 일이니 알 수는 없다.  

 

05:30. 출발. 신나게 졸다 차가 정차하는 바람에 깨었다(07:30). 안개 자욱한 고속도로에 사고가 나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07:55. 죽암 휴게소. 비록 밖에 서서 먹는 밥이긴 해도 따뜻한 국이 있는 식사를, 주신이의 정성을 고맙게 전달 받으며 먹는다.


09:30. 무령 고개(900m) 도착. 전북 장수군과 경남 함양군과의 경계인데 고개 정상에서 경남 쪽으론 길 포장이 안되어 있다.

터널을 지나 옛날 주촌 마을의 수몰 지역인 大谷湖 옆길로 굽이굽이 돌아 새로 단장된 의암 주 논개의 복원된 생가도 지난다.

고개의 모습은 어느 곳이나 비슷하지만 10구간부터 25구간까지 계속 연결하여 종주를 하다 갑자기 7구간으로 오니 낯이 설다.

 

10:15. 무령고개에서 좌측으로 산비탈 길을 따라 헉헉대며 오르니 해발 1040m의 선바위 고개.

이곳에서 대간 길이 이어진다. 세상이 온통 파랗게 각인된 8월 하순의 처서 날에 산행했던 백운산이

반대쪽으로 3.2km 라고 표시되어 있다. 다시 산죽 사이로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른다.


10:20. 영취산(1076m) 도착. 금남 호남정맥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이라는 안내판이서 있다.

오늘의 하산 기점인 육십령까지 11.8km라고 적혀있으니 도상거리에 조금만 보태면 실제 걷는 거리가 되겠지?

능선따라 내려서니 차를 타고 온 길이 좌측 아래로 나란히 간다. 아침 이슬에 젖어 촉촉한 낙엽을 밟는 감촉이 참 좋다.


11:00. 한쪽 면이 단애인 암봉에 오르니 전망이 좋다. 북으로 이어지는 암릉시야가 탁 트여 가야할 능선과

산 아래의 양쪽 전경이 모두 잘 보인다. 백두대간 길이 모두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11:20. 우회도로를 버리고 바위에 올라서서 대곡호를 발 아래로 바라 본 후 내려서서 십 여분 걸리는 제법 긴,

키 보다 큰 조릿대(산죽) 터널을 걷는다. 


11:50. 말궁굴재. 옛날에 말이 이 고개를 넘다가 넘어지며 굴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복원된 논개 생가터가 있는 마을이 있다. 5분 뒤 977m 봉에 올랐다 내려서는 길엔 솜사탕 같이 뽀얀 억새가 아직 아름답다.

큰 나무 사이의 작은 가지들이 얼굴을 할퀸다.

12:15. 북 바위. 길옆으로 약간 비켜 서있는 이 커다란 바위는 옛날 삼국 시대의 백제와 신라가 이곳 경계에서 승전 했을 때

북을 치던 바위란다. 올라서서 내려다보니 아찔한 낭떠러지이며 대곡호가 가까이 발아래 보인다.


12:30~13:00. 오르막길, 낙엽이 수북하고 아늑한 곳에 후미 팀 11명이 자리잡고 푸짐한 야채 쌈으로 성찬의 시간을 갖는다.


13:15. 억새가 많은 낮은 지대. 팻말은 없으나 지도를 보니 민령 같다. 지도에는 송전 철탑이 있다 했는데 실제론 없고

 ‘국유림 대부지 경계’라는 희고 작은기둥만 4개가 번호 대로 박혀있다. 계속해서 오르는 오르막엔 덩굴식물과 찔레,

싸리가지, 말채나무, 아직 잎이 파란 채 매달린 보리수 등 많은 관목들이 사정없이 온 몸을 후려친다.


13:35. 억새 숲을 헤치고 오르니 앞에 보이던 봉우리 뒤로 봉우리가 또 보인다. 시원스럽게 뻗은 대전 통영간의 고속도로가

발 아래로 관통하는 육십령 터널이다.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국도도 산비탈을 굽이굽이 돌며 오르고 있다.


13:45. 깃대봉(1014.8m) 도착. 오늘 구간의 마지막인 큰 봉우리, 바람에 날리는 깃발은 없고 하얗고 빨간 칠만 되어있는 깃대만 서 있다. 사방이 시원하게 트여있고 멀리, 앞으로 가야할 북쪽으로 남덕유산이 우리를 어서 오라는 듯 내려다보고 있다.


14:20. 하산길의 깃대봉 쉼터. 옹달샘 대신 파이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한 모금 마신다.

‘사랑하나 풀어 던진 약수물에는 바람으로 일렁이는 그대 넋두리가 한 가닥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글 한 줄 써서 달아 놓고, 말끔하게 단장을 해놓은 지역인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바닥은 온통 갈색이며 나무는 모두 회색뿐인, 잎 넓은 떡갈나무와 굴참나무의 군락지인 숲 비탈길을 간간히

새까만 부엽토를 밟으며 내려선다. 백두대간 길이 오늘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야가 트여 잘 보이니 좋고,

내 딛는 발자국 마다 부드러워 좋다. 언제 또 어떤 악 조건이 불어 닥칠지... 날씨가 추워지니 은근히 걱정된다,

14:15. 내려딛는 산 중턱. 상록수림의 낮은 산을 벗겨내고 건물을 짓고 있는 흉측한 모습이 좌측 나뭇가지 사이

 발 아래로 보이며, 건너편엔 아예 산 하나가 발가벗겨져 두 동강이 난 채 하늘을 향해 입을 헤 벌리고 있다.


14:40. 육십령(730m) 도착. 말끔하게 단장한 길옆으로 대형 표지석과 충혼탑이 서 있고, 대진고속국도가 개통되기 전

여행 때 못 보던 팔각정자 루도 있다. 전망이 좋은 루에 올라보니 六十嶺樓記에 굽이굽이 만큼 여러 가지의 많은 전설 중

'도적 떼가 많아 60명이 모여야 재를 넘을 수 있다'는 전설을 적어 놓았다. 

오늘의 산행 소요시간 5시간.


2005. 11.26.(土).  백두대간 7구간을 종주하다.

  (무령고개- 선바위~영취산~말궁굴재~북바위~민령~깃대봉~육십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