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 출발. 한티 재 넘어 군위 삼존불, 가산 산성, 동화사, 파계사, 곤돌라를 타고 올랐다가 비가 내려 전망도 못 본
팔공산은 여러 번 갔어도 정상의 산행은 오늘이 처음이다.
07:40. 충주 휴게소. 밖에서 밥을 먹은 후 쓰레기를 버리는데 손이 시리다.
10:40. 동대구 나들목을 09:50에 나와 갓 바위 주차장에 도착. 갓 바위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을 따라 계단을 오르고
아스팔트길로 오르고, 들머리를 들어서서 돌계단을 오르는데 땀이 쏟아진다.
11:15. 관봉(850m) 도착. 자연석 판석을 머리에 이고 수인은 향마 촉지인, 발은 결가 부좌, 목엔 삼도를 표현한 보물431호
석조여래 좌상 앞. 누구에게나 한 가지 소원은 들어 준다는 속설이 있어 그런지 발 디딜 틈 없 을 정도로 붐빈다.
저 많은 사람들은 무슨 소원을 빌러 이곳까지 와 저리 치성을 드리고 있는 걸까? 부처는 마음에 있다 했거늘...
11:30. 다른 욕심 없이 건강 하나면 족하다는 생각으로, 되돌아 내려서서 칠성각 아래의 등산로로 안내 받으니
‘정상 등산로 1’의 작은 기둥이 있다.
11:55. 내 그림자를 밟으며 오르막을 올라 암봉(887m)에 오르니 멀리 정상 까지의 능선이 반원을 그리며 들쭉날쭉
바위로 이어지며 뻗어있어 아름답다. 돌아서서 바라보니 갓바위 봉 아래의 법당건물이 앞에서 볼 때보다 더 크다.
12:25. 능성재(897.6m) 도착.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간식을 먹고 있으나 그냥 지나쳐 진달래 능선 따라 전진한다.
바람이 점점 세차게 불어오니 좌측 아래의 골프장이 더 아늑해 보인다.
13:00. 팔공산 약수터 앞. 능선 따라 일련번호 표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지는 않겠다. 오르막 바람이 멎는 곳에 앉아
떡과 과일 간식. 밥이 먹고 싶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오늘 부터는 하산 후에 먹어야 한다.
13:15. 헬기장을 지나 오르막에서 손이 허전. 간식 먹느라 스틱을 또... 얼른 달려 내려가 다시 주워 들고 오르니
일행은 저만치 숲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 오르막을 헐떡대며 쫓아 오르지만 쉽게 만날 수가 없다.
13:40. 신령재. 동화사로 내려 설 수 있는 탈출로가 있다. 동봉이 아직도 2.7km나 남았다. 서서히 힘이 든다.
14:00. 바람이 센 진달래 능선을 오른다. 능선이 아닌 우회도로의 비탈길은 바람이 막혀 좋지만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곳도
더러 있어 만만치 않다. 봉우리에 올라섰다 내려서기를 반복하며 힘들어 하니 오늘은 왜 그러느냐 며 후미대장이 한마디 한다.
14:25. 몸도 추워지고 손이 곱아 바람이 막힌 곳에서 윈드쟈켓을 입는다. 선두는 동봉을 떠나 비로봉으로 향한다는 교신이 오더니 조금 후에 비로봉 정상엔 갈수 없게 되어 있다는 연락이 온다. 바람이 세게 불어 전망 좋은 봉우리에 올라서도 오래 있을 수가 없다.
14:55. 동봉(1167m)정상. 능선 따라 이어지는 비로봉 정상은 많은 안테나들이 점령하고 옆의 봉우리에도 둥근 돔 지붕의
건물 여러 개가 있다. 전망이 좋고, 정상으로 가는 일련번호의 작은 기둥은 96번까지 보며 왔으나
비로봉엔 개방이 안 된다니, 춥고 배가 고파 사진만 찍고 동화사로 내려선다.
비탈길로 이어지는 돌길의 하산 길은 아늑하여 그 동안 언 몸이 녹는다. 염불암 위의 가파른 길에 굵은 노송이 제법 많다.
15:30. 아스팔트길을 부지런히 걸으니 등에 땀이 흥건히 밴다. 계속되는 콘크리트 포장 내리막 길을 뒤로 걷기도 하며 내려딛는다.
16:00. 시간이 늦어 골고루 볼 수는 없지만 길옆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화재인 부도와 보물 254호인 당간지주를 둘러본다.
많은 돈을 들여서 세운 동화사의 거대한 불상의 얼굴보다 남쪽 바위벽에 새겨진 자그마한 통일신라 시대의 보물,
구름 문양의 좌대위에 갓 바위의 석불과 같은 수인을 하고 앉아 있는 마애불의 미소가 훨씬 세련되고 아름답다.
16:30. 주차장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는다. 산행 소요시간 6시간.
17:00. 귀가행 차에 올라 달콤한 꿈나라 행. 서울에 진입하니 소리 없이 첫 눈이 쌓이고 있다.
2005. 12.3.(土). 대구 팔공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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