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른지가 몇 년 지났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에 오르기는 처음인가 보다.
법계사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다닌다기에 셔틀 버스를 이용하려고 평소처럼 06시에 출발.
출발 후 다섯 시간 걸려 11시에 중산리 도착하니, 셔틀버스 타려는 40여 명의 다른 팀이 먼저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줄 뒤에 마냥 서 있다 소요시간과 배차시간이 분명치 않아 몇 명을 제외하고 걸어 오르기로 하고 걷기 시작.
버스 생각을 안했으면 출발 시간을 일찍 당겼을 텐데... 산행 시작이 너무 늦어졌다.
집에서 생각할 땐 쉬엄 쉬엄 걷다보면 얼마던지 걸을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막상 나서서 걸어보면 너무 힘든다.
셔틀버스로 오른 일행을 법계사 앞에서 만났다, 차에서 내려 법계사까지 2.4km를 걷고보니 큰 도움이 안된단다.
계속 오르막만 이어지는 등로엔 전에 안 보이던 계단이 그동안 몇 군데 설치되어 있다.
단풍시기도 적정시기, 온 산이 울긋불긋, 무엇보다 날씨가 청명하니 단풍이 더 예쁘다.
가시거리도 길어 지리산 산행 중 몇 안되는 가장 좋은 날씨,
정상에 오르기 전인데도 반야봉과 노고단이 보이니 얼마나 반가운지, 귀가 않고 그대로 종주길에 나서고 싶다.
개선문,
오르는 중 하산하는 이들 만나니 눈꽃이 피었으니 어서 빨리 올라가라 전해주며 격려한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야 누군들 없으리오만 다리가 떨어져야 말이지, 상고대는 햇살 퍼지면 다 녹을 텐데.
오전 11시에 출발하여 오후 3시 되어 천왕봉 도착. 오르는데만 4시간 소요 되었다.
천왕봉의 상고대,
천왕봉 도착이 오후 3시, 햇살이 퍼지면 떨어지는 상고대가 아직 달려 있음은 기온이 차다는 걸 말해준다.
며칠 전 큰 비내리고 기온이 떨어져 한냉전선으로인해 차가운 바람은 쌀쌀하여 옷을 덧입게 만든다.
네 시간만에 정상에 오르니 늦은 점심, 바람 막힌 바위아래에서 선두 모두 먹고 떠난 자리에 펼쳐놓고 꼴찌 세 명이 오찬 나눈다
↑통천문 통과.
멀리서 반야봉이 반갑다고 야~호~ , 저 곳까지 걷고 싶다 마음은!!!
장터목 산장 도착하니 앞에 걷던 선두그룹 모두 하산. 원래는 세석에서 거림으로 하산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타지도 못할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바람에, 장터목 산장에서 중산리로 하산하기로 결정.
아래로 내려 딛을수록 단풍이 더 예쁘다.
잎들은 왜 마지막 순간을 이토록 더 아름답게 변모시켜 시간을 빼앗는 걸까?(단풍사진은 꽃사진 폴더에)
계곡이 깊어 헤드랜턴 미리 준비하여 머리에 걸치고 내려오니 금방 어두워 진다.
오후 6시 랜턴에 불 밝히고 삼거리 도착하니 대장 한 분이 랜턴 착용하고 기다려 줘 함께 하산.
다른 팀 한 분이 랜턴이 없어 같이 비춰주며 걸었다.
산행은 8시간 소요되어 오후 7시 귀가행 버스 출발, 귀가 중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저녁 식사후 집 도착하니 자정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무박이 아니면 당일에 다니기 힘든 지리산, 오늘도 해냈다는 뿌듯함이 있어 행복하기만 하다.
사랑의 편지
이 효녕
그대에게 보낸 편지가
우체통에 닿고서야
내마음이 거기에 있음을 알았습니다
희열로 맺힌 수많은 말들
거기에 매미의 울음소리어린
안타까움도 남아 있었지요
푸른나무, 여기 저기 핀 들꽃
바람에 멀리 흘러간 시간까지
추억은 어디 하나
소중하지않은 것이 없었지요
그대에게 몸 깊숙하게 전해질 편지
우주의 별이 되어 떠다니고요
이렇듯 내 마음의 맺히는 인연
푸른 나무의 붉은 열매로 맺혀
향기로운 맛이 입속에서 이슬로 녹는
사랑의 편지가 들어 있는 우체통이
내 가슴임을 이제는 알았습니다.
'山行 寫眞'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성 백암산(白岩山,741m) (0) | 2009.11.03 |
---|---|
순창 강천산(剛泉山, 583.7m) (0) | 2009.10.27 |
노인봉, 청학동 소금강,(손 정모-만물상) (0) | 2009.10.13 |
무박산행 공룡능선? (물치항에서-홍 해리) (0) | 2009.10.06 |
치악산 산행 (0) | 2009.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