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트레킹 둘째 날(上)에서 계속
천지는 빨리오라 부르고, 꽃은 꽃 대로 놀다가라 붙잡고.
검은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달문, 남쪽 함백산 같은 고산에서 5월 하순이나 6월 초에 볼 수 있는 박새 흰꽃이 물가에 만개해 있다.
조금 아래에서 신 벗고 건널 수 있는 곳도 있는데... 1인당 2000원씩 주고 고무 보트를 타고 건넜다.
두 중국인, 앞쪽이 선두 뒷쪽이 후미, 가이드나 공안 이라기 보다는 감시원이라고 해야겠다.
서로의 사진을 찍기위해 전속찍사?와 따로 승선, 먼저 보내고 기다리는 중.
한 사람은 건너며, 한 사람은 기다리며 서로를 찍어주고 찍히고..
중국인 뱃사공? 한 사람은 보트에, 중국인 두 사람은 앞에서 줄을 잡아 당긴다. 당기는 대로 가속이 붙기에 '만만디 만만디'(천천히, 천천히) 하며 외쳤다. 조금이라도 더 천천히 건너고 싶어서.ㅎㅎㅎ
저 뒤 골짜기로 가다보면 달문에서 흘러내린 물이 장백폭포로 변한다. 골짜기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 오며 시야를 가리고 있다.
철벽봉과 천문봉 아래, 천지에서 흘러나오는 달문 입구의 파란 물빛이 인상적이다.
천지 물가를 가기위해 계단을 올라서니 천지가 쫘~악~
급한 마음에 얼른 신발 벗고 성큼 성큼 들어섰다. 천지엘...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 감격스런 순간을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천지 물가에서 기념 사진이나 한 장 찍힐 수 있으려니 했지, 이렇게 천지 안에 들어 설 줄은 미처 모르고 왔으니...
백두산 주봉 병사봉이 바로 조~기 인데... 조선이고 중국이고 국경을 모르는 물은 하나가 되어 지내고 있는데...
이대로 걸어서 갈 수 있었으면... 한 핏줄을 이어받은 동족이 살고 있는 내 나라 내 땅인데.
백두산 주봉, 어제 걸었던 서쪽, 오늘 걸어온 북쪽, 두루두루... 둘레의 모습을 천지에서... 그런 모습을 또 다른이가.ㅎㅎㅎ
발을 간지럽히는 물살이 부드러운 어머니 손길 같다. 와 닿는 물의 촉감과 분위기가 어머니 품 속 같이 아늑하다.
백두산은 왔으되 주봉 꼭대기도 못 오르는 현실에서 천지엘 내가 들어섰다니.~!!!
목이 잠기도록 들어가보고 싶다. 큰 소리로 통곡이라도 하고 싶다.
오천 만 중의 하나에 불과한 匹婦 조차 여기에 와 섰는데... 굳게 잠긴 저 문은 언제나 열리려나...
천지에서 발을 씻은 것이 아니다. 흐르던 땀을 씻은 것은 더 더욱 아니다. 꿈에 그리던 천지와 내 온몸이 그저 만났을 뿐이다.
물 한 방울 이라도 말라 버릴까 아까워 그대로 양말 신고 신발을 신고.
단체 사진 찍힌 후 태극기 달래서 짝꿍과 둘이 양쪽을 잡고 천지배경으로 멋지게 한 방 찰칵~~
맨 꼴찌로 찍히느라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언덕에서 기다리던 중국인 가이드가 눈 부라리며 우리 앞으로 달려 오더니
태극기 뺏고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태극기 들고 찍은 개인사진 한 컷, 단체 사진 한 컷, 두 컷이 삭제 되었다.
또 있나 앞 뒤로 뒤져 보지만 태극기 들고 찍은 사진은 그 두 컷, 뿐이었는데... 아까운 생각은 엄청 크다.
내 카메라 하나만 걸린게 다행이다. 다른 사람들 카메라엔 단체 사진 찍은 것도 많은데 미쳐 못 봤다.
왜 못찍게 하지? 어느 나라에 가도 다 찍을 수 있는 건데... 그렇게 자신없는 걸 보면 우리 땅 빼앗은 걸 알기는 아는 모양이지?
주섬 주섬 짐 챙기고 아쉬운 마음도 함께 챙겨 가방에 넣고 천지를 뒤로 한다.
승사하 대피소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에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으니 각서를 쓰고 가란다.
안개로 안 보이던 비가 내리던, 산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던, 차후로 오는 사고에 대해서 자기네들은 책임 지지 않겠단다.
본인이 책임지지 않으려면 천문봉으로 다시 올라 가란다. 내려 서기도 힘든 그 절벽을?
엉덩방아 찧으며 내려서던 생각만 해도 끔찍스러워 올라 갈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더 걸릴 지도 모르고.
한 사람이 대표로 각서 쓰고나니 "승사하(1260m 물 줄기) 따라 가되 만일의 사고에 대해선 본인 책임이고,
사진 촬영하지 말고 가능한한 지체 없이 빨리 통과 하라"며 여전히 앞 뒤에 선 중국인이 재촉한다.
달문에서 흘러내리는 평원의 물줄기 승사하 따라, 산 아래에서 급하게 변하는 물줄기에 비례하여 산 비탈에 옹벽을 치고 길을 만들었다.
이 사진은 뒤에 바짝 따라 오던이가 중국인 모르게 몰카. 천지에서 요주의 인물로 낙인 찍힌 주인공이기에... ㅎㅎ
천지 →승사하 →터널 →다 내려와 장백폭포 앞에서. 태극기 뺏앗은 후미 중국인에게 셔터 눌러 달라 부탁했다.
한 장 위 사진에 보이는 산 밑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 사진 우측에 보이듯 옹벽은 터널로 바뀐다.
돌이 언제 굴러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커다란 돌덩이가 떨어졌다는데 지금도 길 위에 그냥 있다.
밝은 곳에서 걷다 갑자기 터널 안에 들어서니 조명시설이 없어 무척 어둡다, 우측으로 난 창에서 들어오는 빛에 의지하여 걷다보니
이번에는 폭포에 비례하는 급경사 내리막, 계단이 잘 안 보여 옆에 난간을 잡고 한 발 한 발 내려 딛어야 한다.
앞 뒤에서 하도 급하게 서둘러 대는 바람에 저 웅장한 폭포 앞에서 여유있는 사진 한 장 제대로 못찍고...
이 사진을 찍고 있는 순간에도 장백폭포 입구 중국 관리소 직원 빨리 오라고 불러대고 난리다.
급 물살로 변한 물줄기.
그림의 빨간 점이 현 위치.
뒤에 내려오는 사람들 기다리는 중.
중국인 선두 후미 감시원, 장백폭포 아래에서 걸어 내려오며 후미 감시원한테 :이젠 집으로 갈 것이니 태극기를 달라" 했더니
이곳에 내려와 하는 말, "벌금을 내야하니 돈을 달라" 한다. 중국사람 돈 버는 재주 많다더니...
우리 돈 만원짜리 두 장을 내게 보여주며 "이 만원을 내라" 한다, "돈이 없다"하고 "우리나라에 가면 태극기 많으니 그냥 가지라" 했다.
북파 산문 안에서.
북파 산문 앞에서.(밖)
처음 오던 날 장춘 공항에서 탔던 버스 서파 산문에서 이별 후 이제야 만난다. 이틀 동안 셔틀버스와 짚차를 이용.
북파 트레킹 후 이도백하에서 점심, 음식점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 먹는 동안 소나기 한 차례 쏟아지니
이틀 동안 얼마나 행복한 순간 이었는지... 행운의 신이 도움 주시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뒤로 보이는 중국인,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는지 날 찾더니 아무 소리 없이 빙긋이 웃으며 태극기를 쥐어 준다,
쏟아지는 빗속을 달리며 연길로 가는 도중 용정에 들어서서 '일송정'을 먼발치에서 바라 보았다.
천문봉과 천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바람에 가까이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이럴 줄 모르고 천지가 좋다고...
멀리 산 꼭대기에 보이는 정자와 소나무, '일송정'에 대한 설명은 차 안에서 듣는다.
용정 중학교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자꾸 죽어 저 소나무도 네 번째 심은 나무이며 정자도 다시 지었다 한다.
해란강위 용정교를 건너 독립 투사들의 흔적이 많은 용정 중학교 도착.
용정 중학교 내의 역사 전시관, 선생님 한 분이 기다리다 반갑게 맞아 주신 후 사진 곁들인 설명으로 자세하게 안내 하신다.
방명록에 이름 적은 후 기부금 액수까지 적으라기에...
윤 동주 시비, '서시'
저녁 식사로는 마지막, 값이 비싸 그런가? 그동안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고 입에 잘 맞는다.
북한에서 운영하는 음식점(류경식당)으로 식사후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여흥 시간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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