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해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꽃은 언제 피는가, 봄바람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 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 詩와 글 2011.03.19
비스바와 쉼보르스카 -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Nothing Twice) 비스바와 쉼보르스카 (Wislawa Szymborska) Nothing can ever happen twice. 두 번은 없다 In consequence, the sorry fact is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that we arrive here improvised 우리는 누구나 준비 없이 와서and leave without the chance to practice. 연습도 못하고 살다 떠난다 Even if there is no one dumber 세상에 .. 詩와 글 2011.01.23
문 정희 - 겨울 사랑, 오늘, 중년 여자의 노래, 성애꽃 겨울사랑 문 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 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오늘 문 정희 그냥 나란히 서 있을 테야 푸른 새 한 마리 바람 차고 일어나 물결 위에 물결 위에 퍼덕이게 .. 詩와 글 2010.12.10
이 해인- 눈 내리는 날, 12월의 엽서, 후회 눈 내리는 날 이 해인 눈 내리는 겨울 아침가슴에도 희게 피는설레임의 눈꽃오래 머물지 못해도아름다운 눈처럼오늘을 살고 싶네차갑게 부드럽게스러지는 아픔 또한노래하려네이제껏 내가 받은은총의 분량만큼소리없이 소리없이 쏟아지는 눈눈처럼 사랑하려네신(神)의 눈부신 설원에서나는 하얀 .. 詩와 글 2010.12.08
추사 김 정희 - 謝菊(사국),重陽黃菊(중양황국) 謝菊(사국) 金 正喜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라! 어느 날 아침. 활짝 핀 국화여! 기쁨 가득 피었구나!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라! .. 詩와 글 2010.12.02
서 정주 - 가을에, 침향(沈香) 가을에 서 정주 오게 아직도 오히려 사랑할 줄을 아는 이 쫓겨나는 마당귀마다, 푸르고도 여린 문들이 열릴 때는 지금일세. 오게 저 속에 항거하기에 여울지는 자네 그 소슬한 시름의 주름살들 그대로 데리고 기러기 앞서서 떠나가야 할 섧게도 빛나는 외로운 안행 - 이마와 가슴으로 걸어가야 하는 가.. 詩와 글 2010.11.24
단편) 김 승옥 - 무진 기행 무진 기행 김승옥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里程碑) 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내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를 나는 들었다. "앞으로 십킬로 남았군요." "예, 한 .. 詩와 글 2010.10.23
목 필균 - 10월의 어느 날에, 10월의 시, 10월 어느 날 10월 어느 날에 목 필균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인기척인가? 돌아보니 텅빈 그림자 행간없이 밀려드는 그리움 바람타고 서늘하게 흔들리는데 기억 속에 너는 스무살이고 마주하지 못한 난 어느 새 지천명을 넘어섰네 보고싶다 말 감추고 그렇게 하루를 서성거리는 시월 어느 날 눈부시게 피어난 들국화.. 詩와 글 2010.10.20
이 정하 - 별 1, 2, 3, 별에게 묻다 별 이 정하 너에게 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인다. 내 목소리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이름이여 차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다만, 보고싶었다고만 말하는 그대여 그대는 정녕 한발짝도 내게 내려오지 않긴가요 별 이 정하 오랫동안 내 가슴에 담아 둔 말들은 밤이 되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됩니다. 내가 그.. 詩와 글 2010.10.16
안 도현 - 가을산, 가을 오기 사흘 전쯤,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가을산 안 도현 어느 계집이 제 서답을 빨지도 않고능선마다 스리슬쩍 펼쳐놓았느냐 용두질이 끝난 뒤에도 식지 않은, 벌겋게 달아오른 그것을햇볕 아래 서서 꺼내 말리는 단풍나무들 가을 오기 사흘 전쯤 안 도현가을 오기 사흘 전쯤 바람이 어제의 바람이 아니어서 우우우우우우우 먼산의 붉은 잇.. 詩와 글 201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