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446

김 용택 - 가을, 그 강에 가고 싶다,

가을 김 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그 강에 가고 싶다 김 용택 그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

詩와 글 2009.09.24

조 병화 - 구월, 늘 혹은 때때로, 개구리의 명상

구월                      조 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 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 지는 법이다 또한 그 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 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받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이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늘, 혹은 때때로                                  조 병화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

詩와 글 2009.09.02

신 달자- 군중 속의 고독, 가을날

군중 속의 고독 신 달자 슬픔을 가지고 논다 분칠을 벗긴 슬픔 마알갛게 찢은 슬픔은 예쁘다 다정한 슬픔 소리없는 슬픔 빈 주머니 속에서도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노는 슬픔 양식보다 더 풍성히 쌓여 슬픔은 부족하지 아니하다 나는 슬픔에게 교태를 부린다 슬픔은 나를 기르며 지배한다 늙지도 않고 새로운 힘으로 태어나는 슬픔 눈물도 아닌 절망도 아닌 치욕도 아닌 오늘 슬픔은 예쁘다 슬픔을 갖고 놀며 슬픔을 잊는다 . . 가을 날 신 달자 순박한 햇살이 나를 둘러서서 무슨 소원이라도 말하라는 것인가 밤새 뒤척이며 끝끝내 풀지 못한 그 대답도 시원히 풀어 준다는 것인가 어떻게 여름을 질러 왔는지 묻지도 않으면서 저렇듯 푸르른 하늘을 욕심껏 품으라는 것인가 용서하십니까 이 가을을 품어도 좋을 내 마음에 순결한 웅덩이 하..

詩와 글 2009.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