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446

피 천득 - 오월, 창밖은 오월인데, 낙화.

창 밖은 오월인데 피천득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가 짙어 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미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에서 오월 피 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비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서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詩와 글 2008.05.01

이 외수 - 점등인의 노래, 진달래 술,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점등인의 노래 이 외수 이 하룻밤을 살고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헤어진 사람들은 다시 돌아와 이 등불 가에서 만나게 하라 바람부는 눈밭을 홀로 걸어와 회한만 삽질하던 부질 없는 생애여 그래도 그리운 사람 하나 있었더라 밤이면 잠결마다 찾아와 쓰라리게 보고싶던 그대 살속 깊이 박히는 사금파..

詩와 글 2008.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