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기- 낙화, 봄비, 滿開 落花 이 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 詩와 글 2008.04.18
이 상국-아버지의 집으로 가고싶다, 아버지의 집으로 가고 싶다 / 이상국 벌써 오래 되었다 부엌 옆에 마구간 달린 아버지의 집을 떠나 마당도 굴뚝도 없는 아파트에 와 살며 나는 그게 자랑인줄 알았다 이제는 그 부드러운 풀이름도 거반 잊었지만 봄 둑길에 새 풀이 무성할 때면 우리 소 생각난다 어떤 날 저녁에는 꼴짐 지고 돌아오는 .. 詩와 글 2008.04.12
이 상국- 별, 민박,겨울에 동백을 보다,겨울 선운사에서,기러기 가족.울산 별 이 상국 큰 산이 작은 산을 업고 놀빛 속을 걸어 미시령을 넘어간 뒤 별은 얼마나 먼 곳에서 오는지 처음엔 옛사랑처럼 희미하게 보이다가 울산바위가 푸른 어둠에 잠기고 나면 너는 수줍은 듯 반짝이기 시작한다 별에서는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별을 닦으면 캄캄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별.. 詩와 글 2008.04.12
정 일근- 목련, 나에게 사랑이란, 부석사 무량수, 연가, 돌쩌귀 사랑, 목련 정 일근 나비 날개 같은 부드러운 오수에 빠진 봄날 오후 창문 아래 사월의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누군가 사랑의 전화 버턴을 꼭꼭 누루고 있다. 뜨거운 목소리 앚혀진 첫사랑의 귓불을 간지럽히고 화사한 성문이 잠든 몸을 깨워 열꽃의 뜸을 놓는다. 누구일까. 저렇게 더운 사랑을 온몸으로 고백.. 詩와 글 2008.04.11
오 세영- 진달래꽃, 푸르른 봄날엔, 진달래 꽃 오 세영 입술은 타고 몸은 떨리고 땀에 혼곤히 젖은 이마, 기다림도 지치면 병이 되는가, 몸살 앓는 봄밤은 길기만 하다. 기진타가 문득 정신이 들면 먼 산 계곡의 눈 녹는 소리, 스무 살 처녀는 귀가 여린데 어지러워라 눈부신 이 아침의 봄멀미. 밤새 地熱에 들뜬 山은 지천으로 열꽃을 피우.. 詩와 글 2008.04.09
나 태주-목련부처 목련 부처 나 태주 겨우내 주린 뱀에게 개구리가 제 몸을 통째로 바친다. 온몸으로 공양의 예를 치르는 장엄 현장에 목련 한 그루 서 있다. 감각의 묵은 가지마다 희고 뽀얀 젖들이 눈부시다. 주린 입들에게 젖을 물린다. 도처에 생불이다. 詩와 글 2008.04.09
이 청준 - 산들은 말하지 않는다. 봄철의 산들은 선線으로 말한다. 봄산의 능선들은 어느 계절보다 여리고 멀고 부드럽다. 여름철의 그것처럼 무디지 않고, 가을철의 그것처럼 날카롭지 않고 겨울철의 그것처럼 흐리지 않다. 그것은 여인의 젖가슴처럼 여리고, 그립도록 멀고, 그리고 졸리도록 부드럽다. 그래서 .. 詩와 글 2008.04.02
이 해인 - 봄편지, 봄 햇살 속으로, 봄 편지 이 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힌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봄 햇살 속으로 이 해인 긴 겨울이 .. 詩와 글 2008.04.01
김 소월- 가는 길, 님과 벗, 님에게,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 . 가는 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님과 벗 김소월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 詩와 글 2008.03.31
진악산에서 나무는 류 시화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흔.. 詩와 글 2008.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