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병화 - 공존의 이유, 사랑은. 共存의 이유 조 병화 깊이 사귀지 마세 작별이 잦은 우리들의 생애 가벼울 정도로 사귀세 악수가 서로 짐이 되면 작별을 하세 어려운 말로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하세 너만 이라든지 우리들 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일세 라든지 같은 말들을 하지 않기로 하세 내가 너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 詩와 글 2007.02.25
이 해인 - 황홀한 고백, 사랑하는 것은. 황홀한 고백 이 해인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 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 詩와 글 2007.01.28
이 원규 - 동백꽃을 줍다,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검은테의 안경 그 너머 동백꽃을 줍다 이 원규 이미 저버린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닌 줄 알았다 새야, 시든 꽃잎을 물고 우는 동박새야 네게도 몸서리 쳐지는 추억이 있느냐 보길도 부용마을에 와서 한겨울에 지는 동백꽃을 줍다가 나를 버린 얼굴 내가 버린 얼굴들을 보았다 숙아 철아 자야 국아 희야 철 지난 노.. 詩와 글 2007.01.12
고 두현 - 발왕산에 가 보셨나요, 늦게 온 소포, 산에 가야 맛을 알지. 발왕산에 가보셨나요 고 두현 용평 발왕산 꼭대기 부챗살 같은 숲 굽어보며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더니 전망대 이층 식당 벽을 여기 누구 왔다 간다, 하고 빼곡이 메운 이름들 중에 통 잊을 수 없는 이름 하나. <아빠 그동안 말 안드러서 좨송해요. 아프로는 잘 드러께요> 하, 녀석 어떻.. 詩와 글 2007.01.09
이 기철 - 우수의 이불을 덮고, 메아리,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5. 메아리 이 기철 제 이름 한 번 부르면 쩌렁하고 대답하는 산골짜기에는 제 이름 한 번 부르면 이쁜 얼굴로 고개 드는 산냉이꽃도 산다 저렇게 깊은 산에 메아리 혼자 산다면, 아마 메아리는 심심해서 산을 내려왔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늙지 않고 쩌렁쩌렁 산을 호령하는 메아리는 싸리꽃 나리꽃 산.. 詩와 글 2006.11.29
김 현승- 가을의 기도, 가을의 시, 책.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 詩와 글 2006.11.09
천 상병 - 강물, 귀천(歸天) . 행복. 강 물 천 상병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 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 詩와 글 200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