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735

이외수 / 채널러 중에서

이외수 채널러 중에서 彈奏 : 바이올린이나 가야금 등 현악기를 연주함. 오늘 아침,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인 이외수씨 별세(어제 25일) 소식을 들었다.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고, 춘천교대 자퇴한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1978년 전업 작가 생활을 시작한 고인은 소설, 우화, 에세이 등 다양한 작품으로 숱한 베스트셀러를 낳았으며 촌철살인 글들을 SNS에서 공감을 얻어 일명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기도 했다 소설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탐구해온 고인은 에세이를 통해서는 가볍고 위트있는 짧은 단문을 자주 사용했다. 그가 펴낸 여러 에세이 중 대표작인 이 책은 고인이 작가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1~10회 써 올린 원고..

Diary 2022.04.26

날씨 예보에 속아 약올라 하던 날.

많은 양의 폭우가 예상 된다는 예보에 지레 겁먹고 나설 준비 않고 그냥 자고, 새벽 일어나 내다보니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치악산 둘레길 트레킹 예정된 날인데 무겁게 내려앉았던 구름도 차츰 걷히며 출발시간 즈음엔 햇님이 해맑게 인사 주시고, 회장님한테선 "왜 안나왔냐 차 떠난다" 전화가 온다. 이보다 더 약오르는 일 있을까? 다시는 오지않을 모처럼의 기회인데 참 미련한 사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춥거나 더웁거나 사시사철 정해진 산행 날엔 어떤 조건이건 관계없이 나서던 사람이 2년 반의 제한 됐던 코로나 여파일까 공식 대로 주어지는 노화 현상일까 그 열정과 의욕은 다 어디로 가고 습관화 되어버린 게으름만 남았을까 몸에 무게가 실리면 이젠 다리가 아파와 무거운 짐이 싫어 도시락 챙기기도..

Diary 2022.04.26

4월의 첫 산책

코로나 확진되어 격리생활 끝내고, 진달래 보러 원미산 다녀온 후 나선 산책길, 열흘만에 나섰더니 그 사이 벚꽃이 활짝 피어 눈부시게 화려하다. 공원 입구엔 차 댈 곳 없이 붐빈다. 쉬다 가다를 반복하며 간신히 한 바퀴 돌고 내려왔다. 먹는 것도 싫어 아침도 안먹고, 동생이 서리태와 팥 넣고 밥 지어 일부러 눌리고 갈아 만든 누룽지 가루를 물에 타 숭늉처럼 마셨다.

Diary 2022.04.10

원미산에서의 하루

화창한 봄날, 4월1일부터 7일까지 확진 격리 끝내고 어제 하루 더 쉬고, 활기 찾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코로나로 고생한 동생과 장어집 찾아가 점심 먹는데 다른 날 같으면 잔치국수라도 한 그릇 더 시켜 먹겠지만 기운은 없는데 입에서 댕기지 않아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입맛은 아직 소태 맛, 기침도 아직 덜 멎은 상태지만 차츰 좋아지리라 믿는다. 음식점에서 버스로 네 정거장 거리, 평소 같으면 걸어서 갔을 텐데 일부러 버스 타고 부천종합운동장까지 타고 갔다. 기운이 없어 조금 걷다 쉬기를 여러 차례, 사브작 사브작 진달래동산 한 바퀴 걸었다. 지난달 말 외출 후 오늘(4/9, 토) 처음 신발 신고 외출~ 약 기운에 마냥 늘어진 상태로 지내면 사람이 더 늘어질까봐 나와 걷는데 남의 정신에 걷는 건지 ..

Diary 2022.04.09

코로나 격리 마지막 날

방 안 공기 환기 시키기 위해 베란다 바닥 물청소하며 창틀에 있는 먼지도 말끔히 닦아내고 창문을 활짝 열어 제치니 눈부신 햇살과 조금은 차게 느껴지는 봄바람이 마구마구 쏟아져 들어온다. 와닿는 찬바람이 공원에라도 서있는 듯한 기분, 선선함이 좋다. 오늘 자정이면 격리 해제. 내일부터는 새로운 기분으로 활동을 재개해 봐야겠는데 기운이 없다. 어제 저녁 설친 잠에 입맛이 깔깔해 아점으로 죽 반그릇 뜨고 약을 먹으니 약에 더 지칠 것 같다. 침대에 누워 바깥창문 통해 바라보는 하늘이 유혹을 한다.

Diary 2022.04.07

봄날이 목숨 같다 / 김주대, 코로나19 양성 판정

봄날이 목숨 같다 김주대 바닥은 말을 하고 싶었던 거지 세멘트 갈라진 틈새로 목젖 같은 민들레를 내밀어 아물지 못한 상처에 대해 아픔이 어떻게 꽃을 피우는지에 대해 귀띔해 주고 싶었던 거지 고개 숙여 들어봐 민들레 핀 곳은 다 바닥을 친 사람들의 목구멍이고 입이야 오늘 코로나19 양성 판정 열흘 전(3/22) 며늘이 처음, 나흘 뒤(26일) 손자가, 이틀(30일) 뒤 남편이. 드디어 오늘(4/1) 네 번째로 본인이 코로나 양성판정으로 나왔다. 며늘이 격리 해제 된 후라 서로 도울 수 있어 다행 이다. 어짜피 걸릴 거라면 한꺼번에 다 가볍게 아프고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긴 하지만, 가장 바쁜 남은 한 사람은 제발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침 식사 후, 며늘이 "어머니 오늘 목소리가 이상..

Diary 2022.04.01

봄의 향연

첫 사람이 코로나 격리 시작한지 열 하루 째 한 사람 끝나기 전 또 한 사람, 첫 번째가 격리 끝나니 다음 사람, 방 하나에 한 사람씩 독차지하며 순서가 돌아간다. 며칠 째 코로나 소굴에 갇혀있는 느낌 들어 밖으로 나섰다. 겨울 눈꽃 이후 계속 삭막했던 산 속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가 위로를 해준다. 진달래꽃 곽재구 지고 또 지고 그래도 남은 슬픔이 다 지지 못한 그날에 당신이 처음 약속하셨듯이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산이거나 강이거나 죽음이거나 속삭임이거나 우리들의 부끄러움이 널린 땅이면 그 어디에고 당신의 뜨거운 숨겸결이 타올랐습니다 생강나무 꽃 따먹는 직박구리 아직 푸를 기미가 안보이는 나무들

Diary 2022.03.31

봄꽃잔치

며칠 만에 올랐더니 산 속에선 봄꽃 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간만에 한꺼번에 많은 꽃 보니 기분좋은 힐링~ 잎과 꽃이 함께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 봄에 잎이 먼저 나오고, 여름 지나 잎 지고나면 꽃대가 올라와 끝에 꽃이 핀다. ▲ 개구리 알 ▼ 짝 찾기위해 그토록 노래하던? 울던? 개구리들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물 속엔 개구리 알들이 여기저기 잔뜩, 도룡룡 알도 보인다. ▲ 도룡룡 알 생강나무 꽃, 산수유와는 다르게 작은 꽃송이가 한데 뭉쳐 있다. 오랫만에 와보니 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가 휑해 졌다. 바위 틈에 힘들게 뿌리 내리고 살던 나무들도 모두 베어버렸다. 옆에 작은 사찰이 있는데 산 한 쪽을 사유화 시키기 위해 베어버린 느낌이 든다. 청매화 옆에선 은은한 향기가 꼬끝을 스친다. 산에서 내려오며 생강나..

Diary 202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