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진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기차 타고 싶은 날, 친구에 기차 타고 싶은 날 김 재진 이제는 낡아 빛바랜 가방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선다 반짝거리는 레일이 햇빛과 만나고 빵처럼 데워진 돌들 밟는 단벌의 구두 위로 마음을 내맡긴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떠나는 친구 하나 배웅하고 싶은 내 마음이 간이역 한 번쯤 이별을 몸짓할 사람 없어도 .. 詩와 글 2007.10.15
도 종환 - 가을 잎, 낙엽, 파도와 갯벌 사이. 가을 잎 도 종환 가을 가고 찬 바람 불어 하늘도 얼고 온 숲의 나무란 나무들 다 추위에 결박당해 하얗게 눈을 쓰고 발만 동동 고르고 있을 때도 자세히 그 숲을 들여다보면 차마 떨구지 못한 몇개의 가을잎 달고 선 나무가 있다 그 나무가 못 버린 나뭇잎처럼 사람들도 살면서 끝내 버리지 못하는 눈물.. 詩와 글 2007.10.09
해면대종사- 멋진 사람. 멋진 사람 海眠大宗師 고요한 달밤에 거문고를 안고 오는 벗이나 단소를 손에 쥐고 오는 친구가 있다면 구태어 줄은 골라 곡조를 아니 들어도 좋다 맑은 새벽에 외로이 앉아 香을 사르고 山窓으로 스며드는 솔바람을 듣는 사람이라면 구태어 불경을 아니 외어도 좋다 봄 다 가는 날 떨어지는 꽃을 조.. 詩와 글 2007.10.06
천 양희 - 단추를 채우면서,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오래된 가을. 단추를 채우면서 천 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 詩와 글 2007.10.05
이 병률 - 화분, 풍경의 뼈, 사랑의 역사, 바람의 사생활, 당신이라는 제국 화 분 이 병률 그러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약속한 그대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날을 잊었거나 심한 눈비로 길이 막히어 영 어긋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봄날이 이렇습니다, 어지럽습니다 천지사방 마음 날리느라 봄날이 나비처럼 가볍습니다 그래도 먼저 손 내민 약속인지라 문단속에 .. 詩와 글 2007.10.01
박 용재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랑하지 않으면.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박 용 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은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 詩와 글 2007.09.29
박 해수 - 防下着(방하착), 바다에 누워, 구절리 역에는 방하착 (防下着) 박 해수 이승의 바람도 멎고 달빛, 낙엽만 춥다 달빛, 낙엽만 죽어 난다 마음은 산에 던지고 나무는 낯선 길목에 서서 어둠 속에 어둠을 지키고 하늘발톱풀 하늘 죽이고 등심붓꽃 등심을 죽였다 부처꽃 부처를 죽였다 앞산 뒷산 바람 멎고 마음도 육체도 산, 강으로 흩어졌다 뚝, 뚝, 뚝.. 詩와 글 2007.09.21
도 종환 -세월, 여백,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세 월 도 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 詩와 글 2007.09.15
도 종환 - 봉숭아 , 무심천,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담쟁이. . . 봉숭아 도 종환 무심천 도 종환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인연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 詩와 글 2007.09.11
이 해인 - 바다 새, 고독을 위한 의자, 풀꽃의 노래. 바다 새 이 해인 이 땅의 어느 곳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수 없어 바다로 온 거야 너무 많은 것 보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예까지 온 거야 너무 많은 말들을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온 거야 아 어떻게 설명할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이 작은 가슴의 불길 물 위에 앉아 조용히 식히고 싶어 바다로 .. 詩와 글 2007.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