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신광철, 얼음길 산책
걷다 신광철 걷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과 동의어일지도 모른다 한 팔이 앞으로 가면 다른 팔은 뒤로 간다 한 발을 앞으로 내밀면 다른 발은 뒤에 남는다 두 팔의 어긋남과 두 발의 어긋남의 연속이 걷는 모습이다 그래, 어긋남의 반복이 삶이었구나 흔들리면서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구나 아이젠을 갖고 나가려고 꺼내 놓고도 깜빡 했다. 다져진 눈이 얼어붙은 긴 계단길은 가장자리 눈 딛으며 살금살금 내려딛고 다져진 눈길 오르막엔 요리조리 살펴가며 낙엽과 돌멩이 도움 받고 내려올 땐 미끄러질까 눈 없는 넓은 길 택해 내려왔다. 영하의 날씨에 오늘도 한 바퀴, 기분이 상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