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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4(토) 간만의 산책

'240224(토) 간만의 산책 엊그제 밤 내린 많은 눈이 음지엔 아직 덜 녹아 남아 있고 바람은 차가워 귀가 시리다. 집안에서 내다보며 햇살이 내리 쬐기에 따뜻할 줄 알고 선깹 쓰고 나온게 후회되어 얼른 벗고 가방 안의 비니로 바꿔쓰며 귀를 덮으니 따뜻하다. 긴 계단 그늘엔 많은 발자국에 다져진 얼음이 녹는 중이라 질퍽댄다. 간단한 아이젠은 준비 했지만 착용하지 않았다. 비록 짧기는 해도 잠시 가파른 비탈 오르막, 한동안은 넘 힘들어 몇 번을 쉬어가며 쉬엄쉬엄 오르곤 했는데 오랫만에 나왔어도 속도감은 떨어져도 쉬임 없이 올려 딛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마음 고생이 몸으로 나타나 가내겨우내 안좋던 컨디션이 두어 달 쉬고 마음 편해지니 몸이 어느새 먼저 알고 신호를 보낸다. 때론 "육체가 건강해야 마음도 ..

Diary 2024.02.24

친구의 49재

'240222(목) 친구가 평소 절엘 다녔기에 날짜를 따져보니 오늘이 칠 주째 되는 49재, 절엘 찾아가 볼까하고 엇저녁 목욕재계하고 검은옷 꺼내 준비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일어나 내다보니 눈이 꽤 많이 쌓였다.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소복소복 쌓인 걸 보니 겨우내 비로 내리느라 안오던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유족에게 찾아가겠다는 얘기는 하지않았지만 저 세상으로 떠난 친구의 영혼이 극락왕생 하길 바라는 마음에 사찰을 찾아가 기도해 주고 싶었는데, 대중교통 이용하자니 거리도 멀고 교통편도 불편하고 무엇보다 눈이 쌓여 선뜻 나서지지 않아 그대로 주저 앉았다. 마음은 이게 아닌데... 늙긴 늙었나 보다 나 답지 않은 걸 보니 집에서나마 그녀의 명복을 빌고 또 빈다.

Diary 2024.02.22

훈련소 수료식('230220,화)

'230220(화) 손자 첫 면회일 군에 지원하여 입대한 손주 5주 훈련 끝, 훈련소 수료식 마치고 첫 면회가 있는 날, 같이 면회 가자는 걸 아들 내외만 다녀오라 했다. 보고픈 마음이야 굴뚝이지만 노친네 둘이 따라가면 아들 며늘이 몇 배 힘들 것 같아 사양을 했다. 출근 러시아워에 겹치지 않으려고 새벽 05시에 출발 했으니 따라 갔어도 새벽 일어나야 해서 힘들 뻔 했다. 팬션은 일찌감치 예약하고, 먹거리와 이것 저것 준비해서 떠나 도착했다 연락오고, 만났다고 사진 보내오고, 다 먹고 들어간다고 손자가 목소리 들려 주고, 들여보내고 출발 한다고 전화오고... 내 아들 첫 면회 땐 의정부로 가니 연병장 한가운데 단체로 많은 애들 세워 놓고 멀리서 바라보니 똑같은 제복입고 서있는 고만고만한 애들이 똑같아보여..

Diary 2024.02.20

정현종 / 방문객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정현종 시선집《섬》 (정현종 지음, 열림원 발간) 중에서

詩와 글 2024.02.20

청포도, 분당

'240217(토) 친구 딸 결혼식 친구의 늦둥이 막내딸 결혼식이 있어 참석하며 모임을 대신했다. 40여년 전 그 친구 집에 갔다가 큰애가 열 살일 때 등에 업은 애기를 보며 "언제 길러 시집보내냐?" 하던 애기 이다. 아들없이 딸만 다섯을 낳고, 큰 아이는 장애아로 태어나 입학 무렵에 하늘나라로 가고 네 자매 중 막내로 이제 시집을 가는 것.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모임 2024.02.17

명성산 산행날 산정호수 트레킹

'240213(화) 산정호수 둘레길 트레킹 눈 산행도 눈 산행이지만 발왕산이 가고 싶어 지난번 청태산 산행 후 건의하여 이번엔 발왕산엘 가기로 하고 공지까지 띄웠는데... 대장님이 산림청에 확인한 결과 발왕산이나 태기산 등은 "2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통제 한다"하여 산행지가 갑자기 명성산으로 바뀌었다. 산행지가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참석율이 저조하여 버스 안 빈 좌석은 늘었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그런 대로 더 오붓한 산행 날이 되었다. 겨울철인데도 포근한 날씨라 들머리에서 바로 뿌옇게 올려 다 뵈는 곳엔 아직 희끗희끗 잔설이 남아 1진 따라 정상까지 가파르게 치고 오르며 다녀오기엔 무리라서 몇 명은 2진으로 산정호수 둘레길을 택했다. 개인적으로 명성산 산행은 2004년 첫 산행 후 '111025, '1..

국내 trekking 2024.02.13

미세먼지 낀 오후

'240211(일) 미세 먼지 가득찬 오후 정오지나 "1시 되서야 이제 서서히 준비하고 있다." 며 장례 준비하는 작은아들한테서 연락이 와 이런 저런 얘기기 나누고, 미세먼지가 가득 들어차 잔뜩 찌프린 오후, 물 한 병 챙겨 뒷산 향해 능선에 오르니 눈발이 흩날린다. 얼음 골짜기 이르니 오후되면 으례 이는 바람에 구름이 쫓겨 가는지 눈발도 멎는다. 조망도 식물따라 잠자는 듯 삭막한 숲에 얘기 나눌 친구라곤 사나운 찬 바람 밖에 없다. 울 작은 아들 일 잘 치루게, 그리고 울 손자 덜춥게 너무 차가운 바람은 며칠만 참아 달라고 부탁을 해본다. 산에 가기 위해 나서던 오후 세 시경, 아침 일찍 조문 갔던 며늘 한테서 전화가 와 "어머니 준비가 늦게 시작되어 지켜보다 일 마치고 식사까지 하고 지금 출발해요."..

Diary 2024.02.11

애경사 단상

'240211(일) 오전, 애경사 단상(斷想) 노인 내외 둘이 늦은 아침 먹고 있는 중인데 벨이 울려 받으니 작은 아들, "아직 빈소도 준비 안됐는데 누나가 온다고 전화가 왔네?" "으응 누나? 여기서 형과 만나 넷이 같이 간다고 한 시간 전에 이미 출발했어." "그래요? 오후 한 두시가 되어야 준비가 가능하다고 해서 부고장도 아직 못 보냈는데?" "그런데 장례식장은 어디야?" "전에 우리 같이 갔었던 △△ △△ 근처에 있는 ㅇㅇ ㅇㅇㅇ 이에요." "그렇구나, 우리 포함 네 집 사돈 어른들이 다 생존해 계신데 가장 젊으신 막내네 사돈께서 젤 먼저 돌아가시니 아들 노릇 할 동생이 걱정되어 형이 젤 먼저 달려 가는 거지. 경사보다 애사엔 형제들 밖에 더 있겠니?" 평일에 이어진 주말도 아니고 설 명절 연휴이..

Diary 2024.02.11

쓸쓸한 명절

'240210(토) 쓸쓸한 명절 음력으로 갑진년 새해 첫날, 즐거운 설 명절이라고 여기 저기서 덕담은 날아 오는데 오늘 만큼은 집안이 조용하여 즐겁지가 않다. 어제 저녁까지만해도 갓잡아 온 싱싱한 방어와 부실이 손질하여 썰어놓고 얼음과 위스키에 탄산수(진저엘)와 레몬즙 넣어 하이볼 만들어 마시며 부드럽게 넘어간다고 왁자지껄 좋았건만... 다른 때 같으면 손주들 세뱃돈 나누어 주는 재미와 웃음으로 떠들석 할텐데 딸네 가족도 어제 밤 시간에 귀가하고, 작은 아들네도 장인 어른 별세 소식에 밤 시간에 급하게 떠나고 나니 오늘은 평일만도 못한 침체된 분위기의 조용한 아침. 코로나 이전까지만해도 큰댁에 대가족이 모여 이 상 저 상에 둘러앉아 떠들썩하게 떡국 먹던 시절이 그립고 꽤나 오래된 느낌 든다. 입대한 훈련..

Diary 2024.02.10

설명절 전날

'240209(금) 명절연휴 시작 지난달 15일 군에 입대한 훈련병은 주말이면 전화로 목소리를 들려주니 편해진 군생활이 느껴진다. 입대 한지 한달도 안되었는데 "월급 100만원이 입금 되었다"며 제 어미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니 "제대하면 같이 외국 여행가자"는 소리도 들린다. 참모진이 와서 같이 잘 것이라 청소도 깨끗이 해야 한다고... 자정이 지난 밤 늦은 시간, 온 가족이 다 모여 방어와 부실이 회 파티, 이틀 전 제주도에 가 낚시한 강태공과 물고기는 오늘 저녁 비행기로 도착, 잡은 물고기가 넉넉하여 지인들 대 여섯명 불러 나누어 주고 갑오징어와 물고기 서 너 마리만 들고 들어 왔다. 방어와 부실이는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손질하여 먹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방어와 부실이회 포식 후 딸네 식구는 ..

Diary 202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