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446

함민복 - 마흔 번째 봄, 봄꽃, 산

마흔 번째 봄 함민복 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 핀 봄산처럼 꽃 지는 봄산처럼 꽃 진 봄산처럼 나도 누구 가슴 한 번 울렁여 보았으면 봄꽃 함민복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일 산 함민복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 날 당신 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

詩와 글 2015.03.14

박병금 - 삼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3월 그리고 봄비, 허수아비

※. 위 그림 작품은 화가 서화님의 허락하에 사용함을 알립니다. 삼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박병금 연둣빛 환생을 꿈꾸는 삼월은 참나무 삭정이도 입을 열게 한다 황사 바람 목을 죄어와도 이랑이랑 넘치는 햇살에 매화꽃 조근조근 말을 건네오면 산수유꽃 기다렸다는 듯 노란 수술 터뜨리며 향긋한 소리로 화답한다 웃자란 억새 사이 연분홍 진달래 슬며시 고개 내밀면 춘심에 물오른 아낙네 도시락 싸들고 오르는 길섶마다 하얀 조팝나무꽃 사방에서 수런거린다 내 혈관 우듬지마다 환장하게 봄물 출렁거리는 삼월, 삼월의 산은 나물 캐는 아낙네보다 산을 오르내리는 인파의 행렬보다 더 수다스럽다 3월, 그리고 봄비 박병금 수직으로 내려긋는 저 씨줄 씨줄을 조용히 날줄로 받아내는 시속 200km 고속열차의 유리창에 꼬리 달린 올챙이가 ..

詩와 글 2015.03.06

신달자 - 내 나이를 사랑한다, 너의 연인이 되기위해, 백치애인, 부끄러운 고백

내 나이를 사랑한다 신달자 지금 어렵다고 해서 오늘 알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는것 그리고 기다림 뒤에 알게 되는 일상의 풍요가 진정한 기쁨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쓰지 말자 중요한 건 내가 지금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내가 가진 능..

詩와 글 2015.01.11